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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사과가 주는 안식

19일 / 40일 삶의 성찰

by 하이브라운

화해

싸움하던 것을 멈추고 서로 가지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을 풀어 없앰.

사과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


화해와 사과의 사전적 의미이다.

오늘은 그 사전적 의미에 맞는 행동을 한 날이다.


작년 8월, 교장선생님께서 우리 과정(18명의 교사가 속함)의 몇 분들의

교사로서의 잘못된 태도를 매우 강하게 말씀하셨다.

그것도 부장들이 함께 있는 부장 회의 시간에.

과정의 부장을 맡고 있어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모두를 가족이라 생각하고 이끌었던(그래서 성공적이었던)

내게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고 상처였다.

나의 잘못을 지적하셨더라면 그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마치 내 가족이 공격받는 듯했고, 한동안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후, 나의 행동은 버릇없지는 않았지만 윗사람에 대한 존경은 사라졌다.


자신이 경솔했다는 사과 문자가 왔다. 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단지 사회적 관계로만 2024년을 잘 마무리했다.


2025학년도에 교장선생님께서는 타 학교로 발령이 나셨다.

그간 먼 거리를 출퇴근하셨던지라 댁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되셨다.

어제는 전출교사의 송별식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 작별 인사를 할 자신이 없었다.

오늘, 업무와 짐을 정리하시러 출근을 하셨다.

결재를 부탁할 일이 있어 교장실을 들러야 했다.


작년 말부터 생각했던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용기를 내었다.

"작년에 있었던 일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개성이 강한 구성원이 있는 과정이라 2023년 어렵게 운영되었던 것을 들어서 처음부터 가족이라 생각하고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과정 교사들에 대한 강한 말씀을 하실 때, 마치 가족에 대한 공격을 하시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어제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내성적인 성격으로 오늘 기회로 말씀드립니다."

"그랬구나. 내가 심한 말을 하고 마음이 상했구나 생각했어요. 그냥 풀릴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어요. 내가 교사에게 말을 해도 되겠지만 듣는 교사 입장에서 나보다는 과정부장을 통해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어요. 정말 훌륭하게 1년을 이끌어줘서 너무 감사했어요."

"저는 2년 전, 특수학교에 처음 오면서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학교에 잘 적응하게 도와주신 것은 잊지 않겠습니다. 버릇이 없었다면 열정으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베풀어 주셨던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더 감사하죠.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너무 좋네요. 부장님은 정말 능력이 넘치시는 분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짧은 대화를 마치니 마음이 너무 편하고 좋다.

존경은 못할지라도 존중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작년부터 했다.

어쨌거나 내게 주어진 상사이기에.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니 죄송한 마음이 가득이다.

그러나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잘했다. 오늘이 마지막 기회였으니.

가슴에 큰 돌을 하나 치운 것처럼 편안한 마음이다.

화해가 이렇게 큰 안식을 주는 것인가?

사과는 누가 먼저 하던 관계없음을 느꼈다.

누가 잘못했든 간에 내가 먼저 사과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

만약 오늘과 같은 경우에 상대가 내게 먼저 사과를 하셨다면 난 어땠을까?

두고두고 불편함과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오늘 나 참 잘했다.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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