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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는 슬픔


빈틈없는 슬픔


한성희

 


나는 이것에 오랫동안 잠겨있다 그래서인지 몸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들이 제 색을 잃음으로 스스로 수심을 유지한다

 

이것은 일정한 압력을 가지기 위해 몸에서 기포를 만드는 심해잠수부처럼

 

나는 기포에 의해서만 느린 보폭으로 숨 쉬고 보고 듣고 먹고 일어난다

 

깊숙이 어둠에서 밝음으로 꽃이 당장이라도 쏟아지듯 나가야 한다

 

지극히 빈틈없는 슬픔으로 건강한 감정을 지켜낸다는 것이 한 세계를 바라보아야 하는 일이 계속되는 한 창밖으로 봄은 반복한다

 

수 세기를 이어가는 이것으로 나는 천천히 그늘을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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