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
격렬한 응어리가 휩쓸고 남겨진 것들
영화는 일종의 추리극의 형식을 가져간다.
하지만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누가 그랬느냐보다
그 이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일련의 시련을 그린다.
그 시련에 의한 여파는 영화 속 연극에 그대로 투영이 되고
영화는 범인을 끝내 쫓는 주인공의 피로감과 분노
이를 피하고 싶은 피해자의 공포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공포스러운 익명성의 벽을 뚫고 비로소 범인을 잡아내긴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것은 그 다음을 어떻게 하냐는 문제이다.
복수와 용서라는 이분법적인 가장 큰 틀을 기준으로
그 선택이 야기할 관계의 방향에까지 큰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마무리될 때, 모든 것이 해결된 것으로 보일 때
영화는 가장 공허한 감정을 선사한다.
다르덴 형제도 그렇고 아쉬가르 파라디도 그렇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두 미스테리를 영화의 틀로 삼았지만
결국 (당연하게도) 영화에 남는 것은 그들의 색채였다.
올 해 마주한 가장 멋진 침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