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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Feb 12. 2017

[영화 리뷰] - <공조>

순서와 합을 무시한채 늘어놓는 세 가지 자랑

  관람도 설 이후에 했고 리뷰도 꽤 많이 늦었다. 그 사이 이 영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 개봉 초기에는 <더 킹>에게 밀렸지만 설날 즈음부터 앞서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어느덧 700만 관객까지 넘겨버렸다.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의 버디 무비가 처음은 아니지만 조금 더 뚜렷한 목표(수사)를 갖는 점에서 참신했고 든든한 배우진이 안정감을 주었다. 또한 액션신이 뛰어나다는 후기도 많이 보여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꽤 기대가 됐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몇몇 자극만이 강조된 명절 타겟 영화였다.

  영화에는 분명 매력포인트가 많다. 이미 이야기 자체가 특별하고 그 이야기를 조금만 비틀어도 흥미로운 플롯 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명절 타겟 영화답게 코미디가 가득하며 앞서 말한대로 액션 시퀀스들은 진짜 잘 찍었다. 하지만 영화가 이것들을 나열하는 방식들은 무조건적인 강조다. 액션에 있어서도 화려한 음악이 깔리며 액션 멋있기를 바라는 연출 의도가 들어가있다.(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멋있는데) 그리고 코미디는 재밌지만 코미디 자체만을 위한 상황이 꽤 많다. 전자발찌도 그렇고 박민영[임윤아 분]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그렇다. 이야기의 흐름도 스릴러적인 면모부터 진한 드라마를 오가지만 그 흐름른 급조된 느낌이다. 영화를 보면 마치 "나 멋있지 않니? 웃기지 않니? 감동적이지 않니?"라는 질문을 순서와 상황에 관계 없이 받는 것 같다.

  영화가 이렇게 된 이유는 캐릭터가 충분히 그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두 주인공, 진태[유해진 분]와 철령[현빈 분] 간에 이야기를 주고 받는 상황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를 않는다. 단적으로 서로가 서로의 전화를 도청했고 양쪽 모두 그 사실을 알지만 별 다른 이야기 없이 한 쪽이 져줌으로써 이 갈등 상황이 끝난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의심이 끝까지 공존하던 상태에서 과도하게 둘의 신뢰가 확립된다. 현빈과 유해진이 멋지게 캐릭터를 소화해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상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의 소통이 무너져있으니 영화가 무엇을 보여줘도 이는 일시적인 재미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명절 시즌 영화로는 제격일 수는 있다. 평소 영화에 관심도 없는 사람들도 극장을 방문하는 시기이고 그저 스트레스를 풀러 오는 시기이니까. 그리고 분명 액션이나 코미디, 이 둘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분명히 재미있게 만든 영화인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2시간짜리 영화로서는 아쉬움 부분이 많고 충분히 멋진 시놉시스를 가진 영화인데 명절을 노린 평범한 구현이 아쉬워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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