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동주>의 대척점.
극단으로 뻗어나가 차분히 가라앉는다
이준익 감독의 스토리텔링은 한층 미스테리해졌다.
은퇴를 선언하기 이전의 필모(데뷔~<평양성>)은
사람냄새나는 정감가는 이야기였다면
<소원> 이후로는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당장 <동주>를 생각해보면 쉽다.
고요하게 일궈내던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알 수 없게 끌어오르는 에너지가 터져나오는 것을
어떻게 규명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마지막도 격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박열>은 <소원>과 얼핏 닮아있고
<동주>와는 대척점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동주>와 <박열>이 지향하는 방향은 같지만
<동주>가 밑에서 고요하게 달아올랐다면
<박열>은 위에서 극단적으로 나아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물론 <동주>에 비하면 이 영화는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묘한 에너지는 남아있고
기분좋은 혼란과 감정을 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