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범
세련된 초반부에 비해 과도하게 솔직한 후반부.
초반부 소재를 이야기 안으로 끌어오는 과정은
굉장히 세련됐다.
오히려 위협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 궁금증을 가지도록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
덕분에 공포감을 주는 상황 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도 꾸준하게 집중할 수 있는 편.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 과도하게 영화가 솔직해진다.
사건의 전사는 모두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소리에 집중하던 영화의 긴장감은 갑작스레 시각으로 전도된다.
(어떤 소리도 내선 안된다는 상황,
그리도 이를 깨고나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상황이 있음에도)
그래서 시각적으로는 더 화려해지고 기교도 늘어나지만
이상하게 긴장감은 이전만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허정 감독의 전작 숨바꼭질보단 나았다.
물론 두 영화를 완전히 같은 장르 선상에서 놓고 보긴 애매하지만
소재의 힘이 아닌, 이야기의 힘이 꽤 분명한 영화였다.
(물론 후반부는 제외하고)
그런 접에선 일종의 성취가 있지만
동시에 마무리가 더 멋졌다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