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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Feb 20. 2017

[영화 리뷰] - <컨택트>

영화의 요소들 모두 어디서도 보지 못한 방향으로 이뤄진 영화

  조금 늦게 개봉한 작품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작년 11월 개봉해 엄청난 대 히트는 아니지만 꾸준한 극찬속에 흥행에 성공했다. 감독은 드니 빌뇌브. 당장 2015년 <시카리오>의 충격 때문에 너무나도 기대되는 감독의 작품이었다. 섬세한 곳에서 나와 보는 사람을 점점 옥죄는 미묘함이 일품인 드니 빌뇌브 특유의 긴장감과 외계인과의 조우가 만난다면 어떤 조합일지가 굉장히 궁금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하드보일드한 영화들을 해왔고 그런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기에 SF는 의외였기 때문이다. 막상 영화를 열어보니 스타일만을 변화를 준 것은 아니었다. 영화 전반을 이제까지는 전혀 보지 못한 요소들로 가득 채워넣었다.

 주인공인 루이스[에이미 아담스 분]의 직업이 언어학자인 만큼 소통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당장 외계인과의 소통도 그렇고 이안[제레미 레너 분],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테커 분],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의 소통은 극 중에서 굉장히 비중있게 그려진다. 외계인과의 소통이 가장 큰 이야기로 보이지만 영화는 모든 인물과 관계의 소통에서 나오는 섬세한 긴장감을 잡아낸다. 긴장감을 연출하는 데 있어서 여러 인물을 커버했다면 영화는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루이스라는 캐릭터를 파고들기도 한다. 스포일러라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선형적으로 보이는 구조에 인서트가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시간 구조가 완전히 무너져버린다.

  인서트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영화는 작지만 독특한 차이점을 두면서 접근한다. 루이스의 회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루이스에게 분명 한 쇼트에 있는 것 마냥 개입하고 있지만 인서트와 현재는 절대 한 쇼트 안에 공존하지 않는다.(이해를 쉽게 하자면 <버드맨>의 경우 주인공이 보는 환각이 한 쇼트 안에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회상처럼 등장하지만 현재에서 개입하는 방향은 환각이나 다름이 없다. 이는 이후에 인서트들이 가지는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시청각화하는 방향들도 아주 놀랍다. 중력을 뒤바꾼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셸과 군인들이 갖는 무채색의 딱딱한 느낌과 셸 주변의 광활한 초원이 갖는 색감이 대조를 이룬다. 셸 내에서의 색감도 아주 놀랍다. 칠흑같은 어둠으로 일관한 씬들이 있다면 순백에 가까울 정도로 밝고 깨끗한 화면을 선사하기도 한다. 영화는 굉장히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과 밝기의 화면을 자유자제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그림을 구상한 드니 빌뇌브 감독이나 이를 담아낸 브래드포드 영 촬영감독도 세삼 대단해진다.

  소리에 있어서도 영화는 독특하다. 헵타포드가 내는 독특한 울림 소리도 그렇지만 음악에 있어서도 이런 독특한 소리들의 활용은 두드러진다. 특히 기존 블록버스터들이 사용하는 웅장한 스타일의 음악부터 흡사 클래식처럼 들리는, 소수의 현악기가 강조되는 스타일도 있으며, 여기에 독특한 소리들이 더해져 음악을 더더욱 독특하게 만들어낸다. 머리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들까지 영화는 최대한 참신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마치 거대한 충격과도 같은 영화였다. 아무리 원작이 있다고 한들 이러한 발상이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떠나지를 않았다. 연초부터 올 해의 영화급의 작품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는 상관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싫어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는 꼭 추천을 해주고싶다. 세상에 이런 영화도 있다고.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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