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신익 Feb 20. 2017

[영화 리뷰] - <트리플 엑스 리턴즈>

충분히 멋진 설정들로 정작 하는 건 <분노의 질주> 따라잡기

  <트리플 엑스> 시리즈는 빈 디젤의 초기 필모그래피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였다. 익스트림 스포츠와 스파이를 결합한 신선한 조합으로 1편은 꽤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005년, 빈 디젤이 빠진 채 아이스큐브를 주연으로 2편이 제작되었다. 그 이후로는 감감 무소식이었던 시리즈가 빈 디젤과 함께 10년이 넘는 시간 끝에 돌아왔다. 빈 디젤의 귀환을 알리듯 원제도 <xXx: Return of Xander Cage>다. 오랜 시간이 지나 <분노의 질주>를 통해 슈퍼스타가 되어 돌아온 오리지널 주인공이 반갑긴 했나보다. 그러나 그들은 잰더 케이지를 원했던 것일까 아니면 도미닉 토레토(<분노의 질주>속 빈 디젤 배역의 이름)를 원했던 것일까. 충분히 멋있는 시리즈 설정을 죽이고 <분노의 질주>를 따라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트리플 엑스>는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충분히 강점을 가진 프랜차이즈다. 익스트림 스포츠와 스파이가 결합된 만큼 다른 영화에서는 배경 상황을 만들기조차 어려운 액션을 자연스럽게 극 안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한 액션들이 많다. 극 초반 시앙[견자단 분]의 액션이나 산악 스키로 시작해 스케이트 보드로 이어지는 질주, 물 위를 오토바이로 달리는 장면 등이 그렇다. 다른 영화에서 시도하면 무리수가 될만한 것들을 이 영화는 아주 자연스럽게 활용하며 액션의 표현에 있어서 참신함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참신한 액션, 이를 구사하는 잰더 케이지(혹은 파트너로서 시앙까지)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을 이끌어갈 수 있어 보이는데 영화는 과도하게 많은 캐릭터들을 투입하면서 팀플레이를 강요한다. 당연히 <분노의 질주>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 차례의 시리즈동안 드라마가 쌓인 4~5명의 팀플레이와 급조되어 등장하는 수 많은 캐릭터들을 이용한 팀플레이에서 드러나는 깊이의 차이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묻히게 되는 캐릭터도 등장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억지스럽게 등장하는 씬도 있다.(개인적으론 후반부 두 여성 캐릭터의 총기 난사 씬) 덕분에 <트리플 엑스>의 과감함과 참신함이 많이 죽었고 토니 쟈라는 액션의 대가를 캐스팅해놓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는 등의 실수를 저지른 게 아닌가 싶다.

  분명 매력이 있는, 그리고 전작에서 그 매력을 보여준 시리즈라 복귀가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팬들이 원한 것은 오리지널 시리즈의 매력이지 다른 시리즈가 이니다. 아무리 옆집(<분노의 질주>)이 잘나간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가진 매력에 집중해 영화를 만드는 것이 팬들에게도 좋으며 영화 자체로도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시리즈의 장기화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글쎄. 현재 관객들의 반응이라면 가능할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리뷰]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