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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Jul 28. 2018

[영화 리뷰] -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단순히 새로운 스턴트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

  어느덧 시리즈가 영화로 시작한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1996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에 의해 TV에서 스크린으로 데뷔했고 오우삼, J.J. 에이브람스, 브래드 버드를 거쳐 지금의 크리스토퍼 맥쿼리까지, 5명의 감독에 의해 6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오우삼이 연출한 2편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꾸준하게 호평을 받아왔고 연출자가 바뀐 만큼 매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은 처음으로 전작과 같은 감독에 의해 연출된 작품이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단순히 전작 <로그 네이션>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시리즈를 확장하는 데 성공해낸다.

  이번 영화는 전작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소하게는 줄리아[미셸 모나한 분]와 자막에는 짤렸지만 1편의 맥스의 딸로 등장하는 화이트 위도우[바네사 커비 분]가 그러하며 크게는 전편의 악역 솔로몬 레인[숀 해리스 분]의 재등장이 그러하다. 솔로몬의 등장과 연관지어 자연스레 이야기도 5편에서 이어지며 5편이 가진 스타일도 따라 오게 된다. 5편에서 잠시나마 드러났던 CIA와 갈등은 분명하게 가시화가 되며 마찬가지로 전작에서 합류한 일사[레베카 퍼거슨 분]로 대표되는 MI6까지 얽히며 <로그 네이션>이 보여준 고전적인 첩보 영화의 서스펜스를 성공적으로 이어나간다.

  단지 구조적으로만 멋진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전작들이 만들어 놓은 캐릭터에 깊이감을 살려내며 이야기의 몰입감 역시 뛰어나게 만들어냈다. 시리즈를 통틀어 이번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액션 시퀀스가 아닌, 이단 헌트의 꿈으로 시작한다. 그 꿈에서 헌트는 아내 줄리아와 적 솔로몬 레인을 모두 만나게 되며 영화는 이단 헌트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단순히 첩보 요원으로서 이단 헌트 뿐만 아니라 사람 이단 헌트로서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이후에 등장하는 일사의 개인사는 비교적 역사가 짧은 인물에게도 몰입할만한 여지를 만들며, 이 시리즈가 단순히 첩보와 액션 자체에서 오는 쾌감 뿐만 아니라 몰입 할만한 인물을 만드는 데에도 충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또한 블록버스터로서도 이 영화는 성공적이다. 밀도 높은 이야기와 아날로그한 액션을 부드럽게 조합하면서 보는 맛 또한 뛰어나다. 특히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긴 러닝 타임을 보유한 작품인 만큼 액션 시퀀스들의 숫자와 길이도 늘어났는데, 그에 대한 피로감이 없을 정도로 각 시퀀스가 이야기 안에 잘 녹아들어 있다.

  단지 잘 배치를 해서 뿐만 아니라 시퀀스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지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는 것도 있다. 톰 크루즈가 모두 직접 했다는 액션 시퀀스들은 아날로그한 액션들이 갖는 매력들을 고루 잘 담아내고 있다. 처음 등장하는 헤일로 수트 점프나 이어지는 화장실과 파티장에서의 격투, 기나긴 카 체이싱, 그리고 오토바이 추격전으로 이어지는 파리 시퀀스와 '달리는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런던 시퀀스,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광활한 카슈미르에서의 시퀀스까지. 단지 다양한 공간에서 액션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공간이 갖는 공간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으며 시퀀스 자체의 구성 역시 마치 하나의 작은 이야기를 보듯 잘 짜여져 있다.

  전편이 클래식한 첩보 영화에 대한 동경에 블록버스터를 덧붙인 형식을 보였다면 이번 작품은 전편의 클래식함에 블록버스터의 스케일과 역동성을 더 확장해냈다. 동시에 영화 자체의 밀도 역시 지켜내면서 단지 소모적으로 러닝 타임을 늘린 것이 아니라 러닝 타임을 충분하게 활용하는 좋은 영화가 되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톰 크루즈와 화려한 액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이 시리즈가 20년이 넘도록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끊임 없이 변모하며 시리즈 자체를 꾸준하게 확장해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폴 아웃> 역시 성공적인 확장이며 이 시리즈가 단지 또 다른 스턴트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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