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이덴티티> 짤막 후기

by 조신익

23 아이덴티티


패를 다 까놓고 보니 가늠할 수 있는 샤말란의 진가


샤말란의 대표작은 식스센스와 사인이다.

모두 초자연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하는 스릴러이며

꽤나 규모가 있고 반전이 있는 작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샤말란의 스타일은 그런 영화들

대규모의 초자연적 스릴러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꽤 힘을 뺐다고 생각된다.

특별한 소재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한정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고

초반부터 모든 패가 공개가 되어있으며

연출에 있어서도 자극은 최소화하고 있다.

그렇게 비워놓은 공간들을 영화는 캐릭터에 집중한다.

존재 자체로 특별한 다중인격자 뿐만 아니라

그 대척점에서, 혹은 동일 선상에서 주인공을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샤말란의 대표작들처럼

반전이 주는 충격이나 이야기를 추리하며 따라가는 긴장은 없어도

캐릭터들의 충돌 자체가 빚어내는 긴장감이 영화 내내 깔린다.


최근 들어 샤말란은 저예산 작품들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큰 성공을 맛본 감독임에도)

지금의 작품들은 샤말란의 최고작은 되지 않아도

그가 특별한 기교 없이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감독임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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