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
자극의 나열 후 뒤늦은 이야기 조립
영화는 후반까지 의사(조진웅 분)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물론 이후에 사건의 진상이 다 밝혀지기 전에
사건 자체에 대해 많은 언급을 할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영화는 과도하게 많은 부분을 같은 자극으로 대신한다.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그저 목적 없는 자극이다.
영화 초~중반을 모두 그렇게 보내고난 후
후반에 비로소 사건의 진상을 설명한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의 자극들이 어떠한 기능도 못했기에
뒤늦게 이야기를 끼워맞추는 느낌이 강하게 들며
그마저도 과도하게 설명적이라 흥미가 반감된다.
조진웅의 말도 안되게 뛰어난 연기가
어떻게든 극을 붙잡으려 하지만
이미 배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났다.
마지막 설명마저도 모호하게 끝나버리는 바람에
영화는 반전의 충격도, 미스테리의 머리싸움도
스릴러의 긴장감도 다 놓쳐버리고 만다.
오히려 어정쩡한, 이미지가 아닌 자극을 나열하여
기괴한 공포 영화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