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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Mar 01. 2017

[영화 리뷰] - <존 윅 - 리로드>

더욱 장대해진 액션 파티

  2014년 말, 두 명의 스턴트맨 출신의 감독들이 획기적인 액션 영화를 내놓았다. 과감하게 전개되는 액션은 독특한 합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배우들에 대한 믿음과 액션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지 넓은 카메라 앵글로 차분하게 담아낸다. <본> 시리즈 이후 너도나도 빠른 합과 편집으로 승부를 보던 액션의 세계에서, 특히 그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나온 이 작품은 굉장히 획기적이었다. 동시에 키아누 리브스의 화려한 복귀이기도 했다. 예정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매니아들의 지지 하에 속편이 만들어지게 됐고 그 속편은 전작보다 더 강력해져서 돌아왔다. 그 영화가 <존 윅 - 리로드>이다.

  이미 전작에서 기본적인 세계관은 모두 설명이 됐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에 대한 확장이다. 더 높은 위치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라 더 많고 다양한 장소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배경들은 결국 더 거대한 액션을 향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오프닝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액션이 등장하는 로마 액션씬이다. 하수구-클럽-VIP룸을 순행했다 역순으로 나와 호텔까지 이어지는 이 거대한 액션은 권총부터 샷건, 기관총을 넘어 맨몸 격투까지 굉장히 다양한 폭의 액션을 선보이며 다뤄지는 공간 역시 전작보다 더더욱 장대해졌다. 전작이 가진 액션의 쾌감을 유지한 채 규모를 키워 좋은 의미의 익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본격적으로 달릴 것을 예고한 로마 액션 이후도 마찬가지다. 수배령 이후 모든 암살자로부터 타겟이 되는 중반부 액션과 영화를 마무리하는 미술관에서의 액션. 도심 속을 휘젓는 전자의 액션이나 미술관의 독특한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액션들은 전작의 법칙들, 총의 격발을 격투 중 하나의 합으로 생각하는 액션의 구성 방식과 가능한 배우들의 모든 액션과 리액션이 보이도록 친절하게 설계된 앵글과 카메라 워크를 기반으로 벌어진다. <존 윅> 시리즈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배우들의 액션 숙련도가 뛰어나고 감독들 역시 스턴트맨이었기에 롱 테이크와 비교적 넓은 앵글로 촬영해 액션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촬영을 해도 액션의 긴박함이 떨어지거나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떠한 기교를 영화 속에 집어넣어도 관객의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전편에서는 액션 스타일 자체가 특별한 요소였다면 이번에는 액션의 구성이나 공간을 활용하는 것에서 그런 기교가 돋보인다. 전작의 장점에 속편만의 새로운 요소를 얹어 더 튼튼해진 느낌이다.

  <본> 시리즈는 잘 만들었지만 이 영화가 남긴 여파는 상당했다. 모두가 특수 요원들의 무술(크라브마가, 시스테마 등)을 사용하고 잘게 쪼갠 컷 구성에 빠른 합들을 더해 사실감을 추구하는 액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원조인 <본> 시리즈와 같이 잘 설계된 액션을 쪼갠 것이 아닌, 쪼갠 컷에 부실한 액션을 숨기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러한 영화에 대한 반기를 아시아에서는 <레이드>가 보여줬다면 할리우드에서는 <존 윅> 시리즈를 통해 보여줬다.(특히 총기를 자유자제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할리우드스러운 방향에서) 두 영화는 아마 21세기의 액션 영화를 논하는 데 있어 빠져서는 안될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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