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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May 12. 2017

[영화 리뷰] - <파운더>

가장 미국적인 가치관의 이면

  요즘같은 시대에 맥도날드 한 번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스트푸드 체인이며 그러한 만큼 가장 자본주의적인 요식업 업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그 뒤에는 맥도날드 매장만큼이나 다이나믹한 뒷 이야기가 있다. 누구라도 영화화를 시도해볼만한 이야기가. 당연히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 사례로서 이 이야기를 선보인다. 영화의 톤도 어찌 보면 미국 영화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영화가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진짜로 전달하는 것은 그 뒷모습이며 주인공의 성공 신화에 반감을 사게 되는, 솔직하면서도 과감한 영화이다.

  <파운더>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50년대~70년대를 지금까지의 할리우드에서 어떻게 다뤄왔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그런 색감과 촬영으로 이루어진 영화다. 초반의 연출적인 특징에 있어서도 굉장히 유쾌하고 만화적인 설명과 빠르게 전환되는 컷(심지어 같은 앵글에서도) 등을 통해 영화의 분위기를 빠르게 가져간다. 또한 앞서 말했듯 굉장히 미국적이고 충실하게 사업의 규모를 확장해나가는 주인공 레이[마이클 키튼 분]를 그리는 방식을 보면 얼핏 생각하기에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영화라고 보여질만도 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묘하게 주인공에게 반감을 사게 된다. 그의 도전은 도덕적 잣대(맥도날드 형제)와 주변 사람들(아내)을 제외한, 개인주의적인 것을 넘은 이기적인 도전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부분을 잘 살려냈고 그래서일까, 평범하게 나아가는듯한 영화의 분위기에서도 주인공의 병폐가 아주 잘 와닿는다.

  기본적인 톤 앤 매너야 그렇다 치지만 영화는 묘하게 레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점차 늘려간다. 영화 초반의 따뜻한 색감과 햇빛이 드는, 오픈된 공간과는 다르게 레이의 공간은 점차 그 빛과 색을 잃어버리게 되고(대표적인 것이 마지막 계약을 하는 장면) 시간적 배경이 낮이 많았던 초반에 비해 후반에는 점차 밤(혹은 밤으로 유추되는 시간) 시간대가 많아진다. 유독 직부감으로 많이 잡히는 그의 아내를 보고 있으면 레이에 대한 부정적인 감각은 그대로 되살아난다. 이것의 절정을 찍는 것은 마지막 컷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마지막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레이의 독백으로 이루어진다. 마치 자신의 성공 신화를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하듯 정면을 응시한 채 장황한 이야기를 마친다. 그리고 그는 퇴장한다. 그 때 카메라의 시선은 거울에 비친 레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고 이마저도 곧 포커스를 흐려버린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성공은 그 자체로 허상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존 리 행콕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져있는 작품은 <블라인드 사이드>다. 가장 성공적인 아메리칸 드림의 사례로 꼽히는 이야기를 그에 맞는 분위기로 연출한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존 리 행콕 감독의 시선과 태도가 굉장히 놀랍다. <파운더>는 아메리칸 드림의 이면이고 이를 그려내는 방식을 기존 아메리칸 드림을 그려내는 방식과 똑같이 가져갔으니까. 거기서 숏의 구성, 그리고 일부 표현을 뒤틀어 주었을 뿐이다. 그러한 약간의 변주로 존 리 행콕 감독은 가장 미국적인 방식으로 미국적인 가치를 풍자했다. 그런 점에서 <파운더>는 웃으면서 보면서도 뒷맛이 굉장히 씁쓸한,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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