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감상법
매일 음악을 듣는다. 매일같이 식탁에 김치가 올라가진 않아도 클래식은 매일 듣는다. 그리고 특식이 있지. 비틀즈, 라디오헤드, 그 외 장르들이 있다. 연주자들에겐 음악을 듣는 방법이 있다. 연주자 아무개에나 해당되진 않을 수 있겠지만 나는 나만의 듣는 비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 곡이 어떤 조성을 가지고 있는지 '오늘의 날씨'처럼 피부로 느낀다.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은 Théotime Langlois de Swarte의 앨범 중 François Francœur Violin Sonata in g minor V. Rondeau 이다. f# minor에는 묵직한 무게감이 있다. F#은 A라는 절대자(튜닝 시 이 절대자를 대체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를 3음으로 하며 5음 C#은 깃털같이 가벼운 재질이다. 조성을 알아챈 뒤 직접 연주하는 상상을 해본다. '방금 그 음은 지판을 누르기가 까다롭겠어.'와 같은 상상인데 연주자가 얼마나 노고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현악기 연주자들은 손가락, 손목, 팔을 사용해서 '비브라토'라는 떨림을 준다. 움직임의 폭을 조절해서 다양한 버전의 비브라토를 선보일 수 있는데 이 비브라토는 '민낯'과도 같은 거다. 연주자의 음악적 취향, 부지런함 그리고 심지어 메타인지의 여부까지 알 수 있다. 인간사회에서 '사회성'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추측해본다. 이 '연주자'를, '사람'을.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거나 일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착실하게 쌓아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하지만 어느새 음악의 템포에 맞춰 움직이거나 동작을 멈추고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표정이나 동작이 우스꽝스럽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마치 베르길리우스를 따르는 단테처럼 조심스럽게 뒤를 따른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이 이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능숙함의 차이일 뿐 f# minor위에서 몸을 맡겨 뛰어놀 수 있는 일종의 믿음 같은 것이 생기고 어느 새 이미 링 위에 오른 것이다.
자, 멀티태스킹은 없다. 잠깐 내려두고, 음악을 믿고 몸과 마음을 맡기는 겁니다.
Vn. Théotime Langlois de Swarte
François Francœur Violin Sonata in g minor, Op.2 No.6: V. Ronde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