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Bach

나선형 계단에 대하여

by cometfactory

클래지콰이의 After Love, 무라카미 하루키의 After Dark, 브래드 멜다우의 After Bach. 아무렴 뭐든 그렇게 끝이 나게 되어있다. 사랑이든, 바흐든. 요즘 브래드 멜다우의 Afer Bach 앨범 중 3번째 트랙 After Bach: Rondo를 즐겨 듣는다.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프렐류드 3번 C Sharp Major를 개작한 곡이다. 그러고 보니 C Sharp이구나, 최대환 신부님의 <철학자의 음악서재, C#>처럼.


요즘은 재즈 음반을 자주 접하게 된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키스 쟈렛과 빌 에반스의 인터뷰가 어떻겠냐고 들이민다. 마치 "우리 가게의 성공비법은 말이죠." 맛집의 만능간장 제조비법이라도 있을까 과감하게 터치해본다. 키스 쟈렛이 이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던가, 피아노에 온몸을 실어 영혼을 불어넣는 모습만 보다가 상쾌한 미소는 덤이요, 적절한 컨디션으로 논리적인 키스 쟈렛. 그러고 보니 직접 노래까지 불렀던 데뷔 앨범의 목소리가 묻어난다. 그리고 빌 에반스 하면 담배가 아니던가. 같은 영상을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복잡한 기교와 상반된 간단한 변주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직접 들려준다. "계량이 어딨습니꺼, 이 정도?" 느낌으로 툭 40년 묵은 맛을 내는 할머니처럼.


Brad Mehldau <After Bach>

느낌으로 툭, 바흐 위에 Brad Mehldau라는 이름을 얹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민이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마치 앨범 커버의 나선형 계단을 하나씩 오른다는 심정으로 그랬을까. 그러고 보니 사진 속 계단은 내려가는 거라고 보는 게 맞을까. 11번 트랙의 Ostinato 오스티나토까지 끝까지 내려가야 알 수 있는 걸까.


마지막 12번 트랙의 Prayer for Healing, 거기가 After Bach일까.


Brad Mehldau <After Bach: Rondo>

https://youtu.be/38RAV0tqv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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