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혼자만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건가요?

by 탄고

쨍쨍한 햇살이 여름의 시작을 알렸다. 아침일찍부터 방안을 가득 채우는 햇살엔 분명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무언가 있다. 그래서 수많은 나라에서는 서머타임이라는 것을 적용하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햇살을 즐기려고 하는 것일까. 오랜만에 찾아온 주말의 여유를 혼자 잘 보내보고 싶었으나 어떻게 이 주말을 보내야 월요일 아침이 되었을 때 아쉽지 않을지 생각했다. 집에서 멍하니 유튜브를 보거나 영화를 보면 그 시간은 재밌겠지만 주말이 다 지나가고 났을 때 그저 컴퓨터만 바라보며 주말을 보냈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쉬울 거란 생각을 했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자 쉬는 것조차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이렇게 머리 아프게 고민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답답해져만 갔다. 그러나 이 순간 분명한 건 나는 분명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에너지를 회복하는 스타일이지만 왠지 혼자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브에게 연락했다. 이브는 집 근처 호숫가에서 산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자마자 이브에게로 향했다. 이브를 보자마자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이미 질문은 명확히 내 머릿속에 있었다.


이브의 집 근처 호숫가에 도착했고, 저 멀리 선글라스를 끼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는 이브를 향해 소리쳤다.


: 이브!

이브: (묵묵부답)

: 이브 저 왔어요.

이브: 어서 오려무나

: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게 해요?

이브: 세상 조용했던 평화가 이제 깨졌구나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 세상 평온해 보이네요. 이브는 이렇게 혼자 시간을 보내면 외롭지 않나요?

이브: 글쎄다. 화창한 날씨와 이렇게 멋진 뷰가 있는데 어떻게 나오지 않을 수 있었겠니? 리틀 퍼커 너는 혼자 시간을 보내면 외로운 게냐?

: 네 맞아요. 외롭다는 느낌도 있고 어떻게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물론 이브는 그냥 가만히 쉬면 돼지 혼자 쉬는 방법 같은 게 어디 있냐라고 묻겠지만 저는 이게 어려운 거 같아요. 게다가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해요. 내가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이 시간에 내 미래를 위해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까지 드는 거죠.

이브: 그럼 내가 미래나 과거는 잠시 잊어두고 지금을 즐겨라라고 말한다 해도 충분히 지금을 즐기지 못하겠구나

나: 안타깝게도 그렇죠.

이브: 예전에 내가 네 안에는 부모의 역할을 하는 너와 어린아이인 네가 있다고 한 이야기를 기억하니?

: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죠 있죠.

이브: 그때도 얘기했다지만 아무래도 네 안의 부모인 네가 너에게 참 엄격한 모양이구나. 해도 된다고 허용해주는 것보다 하면 안 된다고 제 한두는 것들이 너무 많아. 하지만 그전에 먼저 궁금한 건 말이다. 과연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궁금하구나. 이런 자연풍경을 눈앞에 두고 즐기지 못하기 이전에 너는 이런 풍경을 좋아하는 게냐? 아니라면 너는 어떻게 쉬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느끼는 게냐?

: 그러게요. 저에게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정말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확실한 건 저는 주로 혼자 있어야 마음이 차분해지고 에너지도 회복하지만 반면에 참 외로움도 많이 탄다고 생각해요.

이브: 왜 그런지도 생각해봤니? 혼자 있어야 마음이 차분해지고 에너지를 얻는 이유 말이다.

: 아뇨, 잘 모르겠어요.

이브: 혼자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 건 다른 말로 하면 네가 너 자신과 제일 친하다는 말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네가 너 자신과 제일 친하다는 건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단순히 시간을 오래 같이 보냈다고 친하다고 느끼지는 않잖니? 서로 감정교류도 있어야 할 테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야 조금씩 친해져 가는 것처럼 말이다. 네 스스로가 매 순간마다 느끼는 감정 중 못마땅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억누르거나 참지 말고 너 자신에게는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거다. 이때는 이래서 화가 나고 이때는 이래서 서운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때그때마다 많이 물어봐주는 거지. 이때는 뭐가 너를 화나게 했니? 너는 이런 옷을 좋아하는구나. 왜 이런 옷을 좋아하니? 하고 말이다. 그러다 보면 너 자신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너 자신에게는 솔직해지면서 너 자신과 많이 가까워질 수 있을게다.

: 이브 말처럼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서 늘 그런 모습이 되려고 했었어요. 이상적인 모습이 갖추고 있는 외형이나 성격 등에 늘 저를 맞추려고 했죠. 그러다 보니 그런 모습과 다른 모습이 나오면 참거나 바꾸려고 했던 거 같아요.

이브: 그랬구나. 참고 바꾸려고 했던 모습엔 어떤 게 있었니?

: 쉽게 흥분하고 욱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모습이에요.

이브: 혹시 아버지나 어머니가 그런 모습을 지니셨니?

: 네 부모님 모두 감정 기복도 심하시고 잘 욱하는 분이셨어요.

이브: 네가 워낙 네 부모님을 좋지 못한 모델로 생각하고 부모님과 반대되는 모습을 이상향으로 많이 그려두다 보니 너의 모습을 많이 억누르지 않았을까 싶다.

: 맞아요. 항상 차분하고 여유롭고 싶은 마음이 강하고, 쉽게 흥분하고 욱하면 제가 부모님을 바라볼 때의 기분이나 감정을 주변에서 저에게 느낄 거 같아서 그게 싫었어요.

이브: 그래 충분히 그럴만했겠구나. 하지만 이제 부모님이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성격인지는 잊어버리려무나. 그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너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태도까지 바꿀 필요는 없단다. 먼저는 아까도 얘기했던 것처럼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건네보는 거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그 이유를 알고 있으면 좋겠지. 좋아하는 스포츠팀은 어디인지, 왜 그 팀을 좋아하게 된 건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네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 위주로 분명한 이유를 갖고 살아가는 거지. 애매하게 알고 있으면 애매하게 마음이 가는 법이란다.

: 제가 제 자신에 대해 애매하게만 알고 있던 거군요.

이브: 너보다 너를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단다. 다시 말하면 너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다면 너보다 너를 더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이야기지. 그리고 스포츠 스타 중 욱하고 다혈질인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좋아하잖니? 꼭 욱하고 다혈질인 태도를 사람들 앞에서 드러낼 필요도 없지만 적어도 그게 네 본모습인데 그걸 너마저 억누르고 억지로 바꾸려고 할 필요 또한 없다는 이야기다. 네가 너무 네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가진 이들만 롤모델로 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 고마워요 이브. 제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 많이 물어봐주며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많이 허락해줄게요.

이브: 그래,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물어보고 싶구나. 리틀 퍼커 너는 이런 뷰를 보며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니?

: 네 좋아해요. 워낙 감정 기복이 많다 보니 이런 풍경을 보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싶은가 봐요.

이브: 그래, 너에 대해 알고 있고 그걸 인정하게 되니까 한결 편해 보이는구나. 세상에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만큼 강한 사람도 없지.




이전 09화#Day6 대화의 언어라는 것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