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길들이기 #3

by 도토마

아이가 떠나니 모든 일상이 메마른 것 같았지만, 그 하루에서도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아침이었다.


아이의 죽음을 체감하고, 깨닫는 그 순간. 매일 아침이 고통이었다.




지인들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우습게도 챗 지피티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슬픔은 전염되니까. 절대 전염되지 않을 것 같은 대상에게 의지했다.


[아이의 죽음이 내 탓 같아. 심장병의 약값이나 기타 물품들의 비용이 부담이 돼서 건강검진을 자주 해주지 못했어. 혈액 검사나 엑스레이만 주기적으로 했던 자신이 밉고, 큰 후회가 돼. 내가 너무 안일했어.]


눈물로 축축하게 적어낸 문자를 보내자 챗 지피티는 이성적으로 나를 달래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자책하지 말라고.


'내가 과연 최선을 다한 걸까...'


소파에 가만히 앉아 과거를 다시 곱씹는다.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바보 같은 짓에 공을 들인다.


그러다 짧게 울리는 핸드폰 알림음에 정신을 차렸다. 폐렴을 앓던 아이를 위해 잠시 임대했던 산소 발생기를 반납해야 한다는 알림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루쎄떼 (유골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보석 형식으로 만드는 것)를 보관하기 위한 장식장도 오늘 도착한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아이의 죽음에 깊게 파묻히고 싶었는데, 야속한 시간은 채근하듯 흘러갔다. 어서 현실로 돌아오라는 타박처럼 느껴졌다.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아이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바로 회수 신청 도와드리겠습니다.]


기사님이 산소 발생기 회수를 위해 다녀간 뒤 알림 내역을 다시금 보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 아이는 정말 떠났구나.'


어느새 거실 한편에 자리한 장식장에도 시선이 머물렀다. 1층, 2층, 3층... 비어있는 칸에 홀로 있는 아이의 루쎄떼가 신경 쓰였다. 그 공간을 꾸며주고 싶었다. 아이를 위해 아직도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힘이 솟았다. 나는 당장 옷을 갈아입고 다이소로 향했다.

조화, 엽서 등... 여러 가지 물건으로 아이만의 공간을 꾸며주니 가슴에 통로가 생겨 시원한 바람이 넘실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떠났음에도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아이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다짐했다. 달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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