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를 마치며,
개는 조심스럽게 양계장 밖으로
오리알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이렇게 멋진 알을 아무도 반겨주지 않다니,
개는 슬퍼졌어요.
처음 농장에 왔을 때 이 알처럼
외롭고 버림받은 것 같았던
그 느낌이 떠올랐거든요.
“불쌍한 알. 네 잘못이 아닌데…”
잠자리로 돌아가지도 않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알을 품고 있는
개의 머리 위로 수탉이 푸덕푸덕 날아왔습니다.
"개, 퇴근 안 하고 뭐 하고 있지?"
"이렇게 멋진 알인데,
이대로 버려두긴 너무 불쌍하잖아요.
저라도 알을 품어서 깨어나게 도와줄까 해서요."
“어이어이, 그건 아니지.
깨어나면 어떻게 할 건가?
자네가 키울 거야? 자네 먹이를 나눠줄 거야?
아니면 자네가 키워서 오리에게 보내줄 건가?
자네가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그 오리알을 품는 동안
자네가 일을 잘 못하면
그 빈자리는 누가 메꾸지?
우리 완벽한 농장 시스템 안에서 말이야,
나사 하나가 자리를 이탈하면
전체에게 부담을 준다고.
오리알은 여기 두면 오리가 가져가던가
독수리가 낚아채던가 하겠지.
두고 퇴근해.
내일도 일해야 하니까 쉴 때 쉬라고."
독수리가 낚아채던가... 라니...
수탉님의 냉정한 말이
계속 개의 마음속에 울리고 있었어요.
훌륭한 나사가 되지 못하면
언젠가 또 이렇게 버림받게 되는 걸까,
개는 서글프게 앞발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어요.
사랑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거실 속의 나날들이 얼마나 아득한 옛날 같은지.
“얘야, 왜 그렇게 슬퍼하니?
암탉들이 또 괴롭히던?"
젖소 아줌마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니,
어쩐지 개는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아줌마, 우리는 그저 나사일 뿐인가요?
오늘 수탉 님이 그러셨거든요.
잘 맞지 않으면
언제든 버려지는 부품일 뿐인가요?”
“그래, 우리는 나사일 뿐이야.
우리 모두 그저 나사에 불과하지.”
개의 눈이 그렁그렁해지는 것을 보고는,
젖소 아줌마는 다정하게 개를 핥아주었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완벽한 동그라미가 아니란다.
여기저기 튀어나오기도 하고 움푹한 곳도 있지.
네가 더 튀어나온 부분으로
나의 모자라는 부분을 메워주고,
그렇게 맞물려 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나사가 되는 거란다.
완벽한 동그라미들끼리는
연결되지 못한단다.
서로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야.
그러니 나사가 되는 걸 겁내지 마.”
나사라는 건 생각만큼 끔찍한 건 아닌가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왠지 마음은 여전히 울적하고 서늘해서,
개는 젖소 아줌마의 곁에 웅크리고 누웠습니다.
하지만 아줌마의 따뜻한 숨결을 들으면서도,
개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어요.
마음속에서 온갖 묵직한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피어오르고 있었거든요.
‘수탉 님은 이 농장을
잘 굴러가는 기계로 만들어서
무엇을 하시려는 걸까?
어떤 동물들을 버리면서까지 해야 하는
엄청난 일인 걸까?
그렇게 되면 수탉 님은 행복해지는 걸까?
… 그렇게 되면, 나는… 행복할까?’
개의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어느새 눈꺼풀이 더 무거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