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둑한 숲을 달려 나온 곳은,
바위투성이 절벽이었어요.
개는 깜짝 놀라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어요.
하지만 나비는 개 따위 아랑곳없이
절벽 위를 나풀나풀 건너가 버렸지요.
잠시 기다려 달라고, 같이 데려가 달라고,
개가 말 한마디 꺼내보기도 전에,
나비는 이미 건너편에 도착해서
어두운 숲 속으로 또다시 사라졌습니다.
나도… 갈 수 있을까?
개는 살그머니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좀 덜 무서워 보이는 곳이 어딜까,
개는 살금 살금 한발짝씩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농장 바깥에 처음 나와보는 개에게
절벽은 쉽지 않은 곳이었어요.
몇 걸음도 못 가서
개는 뾰족한 돌멩이를 잘못 디뎌
그만 발목을 삐고 말았어요.
절벽 가운데에서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갑자기 절벽이 얼마나 가파른지 깨달았어요.
‘그냥 돌아갈까?’
하지만 절벽을 다시 올라가는 것도
쉬워보이지 않았어요.
게다가, 나비 님이 안내해 주지 않으면
농장으로 돌아가는 길도 모르는데!
개는 엉엉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습니다.
절벽 위로 개의 울음소리가
한동안 메아리치고 있었어요.
그 때, 어두운 숲 안 쪽에서,
여우가 금빛 눈을 빛내며 걸어나왔습니다.
“시끄럽게 굴지 마라.
올라갈 테냐, 내려갈 테냐?”
“그….그렇지만,
올라가든 내려가든 길을 잃은 걸요…”
갈 수 있는 길을 물은 게 아니라,
가고 싶은 길을 물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