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길?
솔직히 농장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왠지 그렇게 대답하면
너무 철 모르는 강아지처럼 보일 것 같았어요.
“… 노란… 꽃밭으로… 가고 싶어요…”
“왜 거기 가고 싶으냐?”
“어… 음… 왜…냐하면요…
저... 농장에서는 다들 나가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서 좀 궁금하기도 하고…
그리고 젖소 아줌마가…
노란 꽃밭이 좋았다고…”
우물쭈물 더듬더듬
대답하는 개를 내려다보며,
여우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리로 올라오게. 집으로 데려다줄 테니.”
개가 절뚝거리며 올라가자마자,
여우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어두운 숲 속 꼬불꼬불한 오솔길을
앞장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고개를 푹 숙이고 뒤를 따라오는
개를 흘깃 돌아보고는, 여우가 말했습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네.
“옛날 옛적에, 우리 할아버지 한 분이
아주 맛있어 보이는 포도를 발견하셨지.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닿을 수가 없었어.
하지만 할아버지는 울거나 화내는 대신
저 포도는 아직 신 맛일 거라고 마음을 다스렸지.
남들은 어설픈 핑계라고 비웃었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이지.
할아버지는 때를 기다린 거야.
매일매일 포도를 향해 뛰어오르며.
시간이 흐르자 할아버지는
더 높이 뛸 수 있게 되었고,
포도는 익어가며 조금씩 아래로 처졌거든.
그래서 결국 할아버지는
잘 익은 포도를 드시게 되었지.
아마 신 맛일 거라고 생각했을 때는,
정말로 신 맛이었을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