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Stay hungry (1)

by 아무개


다음날, 아침부터 돼지 우리에서 울려오는

귀를 찢을 듯한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새로운 하루가 불쾌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개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예요? 누가 죽나요?”

개는 겁에 질려

꼬리를 한껏 다리 사이에 말아 넣고는

살그머니 외양간 바깥을 내다보았어요.

젖소 아줌마도 외양간 구석에서 나와

돼지 우리 쪽을 내다보았어요.


“돼지들이 시장에 팔려가는 날이구나… 쯧쯧”

“시장에 팔려가면 어떻게 되는 건데요?”


젖소 아줌마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어요.

“나도 모른단다. 그리고 넌 몰라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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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눈치챘어요.

돼지들이 시장에 팔려가면 어떻게 되는지

젖소 아줌마는 다 알고 있지만

절대로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요.


끔찍한 비명 소리가 잦아든 후,

개는 조심스레 돼지 우리로 가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돼지 한마리만 남아서

무료하게 뒹굴거리고 있었어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친구분들은 모두 시장으로 가셨다고 하던데,

시장에 나간 분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사람들이 죽이겠지.”

돼지의 대답은 퉁명스럽게 짧았어요.


“죽인다구요?”

개는 충격과 공포로 화들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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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호들갑 떨 것 없어.

인간들이 돼지를 키우는 이유가 뭐야.

죽여서 먹으려는 거지.


뭐, 어차피 농장 동물로 살아간다는 건 말이야,

결국은 다 인간들 손에 죽기 위해 사는 셈이지.”


“아니예요!” 개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죽으려고 사는 거 아니예요!

수탉 님도 안 죽을 거구요!”


“꿀꿀꿀 꾸와하하하하,

그건 너희들이 맛이 없어서 그런 거고!”


“하지만!”

돼지는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는

개를 똑바로 쳐다보았습니다.


결국 너도 죽는 순간까지
인간들을 위해 일하다가 가는 거야.
네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햇빛 아래서 마음대로 뛰어다니면서
놀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나 나냐?


너는 지금 살고 있는 게 아니야.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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