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2. - 높이 나는 새가... (1)

by 아무개

여우와의 만남 이후로,

개의 일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았지만

마음속은 무언가 모를

감정이 일렁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수탉도 비슷했어요.

겉보기에는 다름이 없었지만,

개가 농장에 온 이후로

수탉의 마음 속은 전혀 달라졌지요.

개와의 차이점이라면

수탉의 마음 속은

우쭐우쭐 기분이 좋았다는 점이었어요.


매일 아침 동이 터 오면,

수탉은 자신감과 자존감에 벅차올라 깨어났지요.

깃털을 다듬고, 부리를 날카롭게 광을 내고,

가슴팍을 양껏 부풀리고서는,

횃대 위로 뛰어올라 힘껏 울어재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되뇌었습니다.

“역시, 나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야.”


횃대 위에 앉아서 다른 동물들이 일하는 것을 내려다보면,

농장의 ‘나사들’은 예전부터 정해져 있던 규칙에 따라서

빈틈없이 변함없이 일하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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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면, 동물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수탉이 가르쳐 줄 필요가 전혀 없었지요.

그래서 수탉은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느냐는

말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아무도 감히 물어보지 못한 그 질문을,

개가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순진하게 물어본 적이 있었지요.


일일이 지시를 내리는 건
아주 저급한 차원의 관리 방식이야.
나는 다른 동물들이 잠재력을 최고로 발휘하고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는 거지.
말하지 않고도 리드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 높은 곳에서

좀 더 큰 그림을 보고 있어.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이지.


높이 나는 새가 멀리본다는 말이 있지.

언젠가 너도 나처럼 이런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내 말을 이해할 거야.”


긴 대답의 끝에도,

개는 결국 그래서 수탉이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수탉은 이런 멋진 말을 할 기회를 준

개의 순진하고 눈치 없는 질문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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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반대도 질문도 호응도 없이
그저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개의 질문들은 수탉 스스로가 더 멋진 리더가 된 것 같은
뿌듯함을 줬거든요.


그래요,
개에게도, 고양이에게도, 돼지에게도
모든 동물에게 찾아오는 그 '예기치 않은 변화'라는 것이
수탉에게도 찾아온 것이죠.

그리고 그 변화는 이게 끝이 아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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