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2 - 높이 나는 새가... (2)

by 아무개

가을 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날,

아줌마는 농장에 칠면조를 데리고 왔습니다.


칠면조는 하나부터 열까지

수탉에게 거슬리는 존재였어요.

우선 수탉과 같은 조류이면서

더 덩치가 크다는 게

가장 기분 나쁜 점이었지만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수탉을 본체 만체 하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농장 동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이

가장 불쾌했습니다.


사실 농장이 이처럼

술렁거린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그 중에서도, 암탉들이

제일 호들갑을 떨고 있었습니다.

“얘, 너네들 저기 큰 울타리에

새로 들어온 수컷 봤어?

꼬리 깃털이 정말 끝내주던데!”

“내 말이! 아까 꼬리를 부채마냥

활짝 펼치는데,

정말 숨막히는 뒷태라니까!”

“게다가 저 날개 커다란 것 좀 봐.

목소리는 어떻고!”


오리는 괜시리 칠면조 우리 근처를

왔다갔다 하며 친한 척 말을 걸었어요.

"어머나, 이런 유니크한 가금류가

오시니 반갑네요.

저는 우리 농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닭과 달걀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가금류가 있어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었거든요.

우리 한번 잘 해 봐요."


심지어는 말아저씨까지

고삐와 안장을 허둥지둥 내려놓고

칠면조 우리에 들르는 것이었어요.

"으흠, 으흠, 거기, 거 지낼만 하신가?

어제 저기 주인집에서

아주 귀하게 모셔오던데 말이야

내가 저기 수레가 좀 낡아서

어찌 좀 오는 길이 불편하지 않았나 해서

잠깐 한번 안부차 들렀네."

turkey and horse.png

세상에!

농장의 다른 동물들에게는 관심도 없던

말아저씨까지 나서자

수탉은 더 늦기 전에

서열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늦은 오후 햇살 아래 갈색 깃털을 반짝이며,

수탉은 칠면조 우리의 울타리 위로

퍼드득 날아올라 목청을 가다듬었습니다.


“자네, 처음 왔으면

먼저 인사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칠면조는 천천히 수탉을 바라보더니,

푸르륵 하찮다는 듯 콧소리를 내며

다시 고개를 돌렸습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수탉은 심호흡을 했어요.

그리고는 가슴의 깃털을 한번 더 부풀리며,

최대한 위엄있는 목소리로 다시 말했습니다.


“잘 들어. 내가 누군지 모르나 본데,

나 이 농장을 총괄하는 수탉이야!

이 농장에서 모이를 먹고 살려면,

내 지시에 따라 움직이란 말이야.”


그 순간, 칠면조가 날개를 움찔하며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어요.


Rooster and turkey.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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