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날,
아줌마는 농장에 칠면조를 데리고 왔습니다.
칠면조는 하나부터 열까지
수탉에게 거슬리는 존재였어요.
우선 수탉과 같은 조류이면서
더 덩치가 크다는 게
가장 기분 나쁜 점이었지만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수탉을 본체 만체 하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농장 동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이
가장 불쾌했습니다.
사실 농장이 이처럼
술렁거린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그 중에서도, 암탉들이
제일 호들갑을 떨고 있었습니다.
“얘, 너네들 저기 큰 울타리에
새로 들어온 수컷 봤어?
꼬리 깃털이 정말 끝내주던데!”
“내 말이! 아까 꼬리를 부채마냥
활짝 펼치는데,
정말 숨막히는 뒷태라니까!”
“게다가 저 날개 커다란 것 좀 봐.
목소리는 어떻고!”
오리는 괜시리 칠면조 우리 근처를
왔다갔다 하며 친한 척 말을 걸었어요.
"어머나, 이런 유니크한 가금류가
오시니 반갑네요.
저는 우리 농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닭과 달걀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가금류가 있어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었거든요.
우리 한번 잘 해 봐요."
심지어는 말아저씨까지
고삐와 안장을 허둥지둥 내려놓고
칠면조 우리에 들르는 것이었어요.
"으흠, 으흠, 거기, 거 지낼만 하신가?
어제 저기 주인집에서
아주 귀하게 모셔오던데 말이야
내가 저기 수레가 좀 낡아서
어찌 좀 오는 길이 불편하지 않았나 해서
잠깐 한번 안부차 들렀네."
세상에!
농장의 다른 동물들에게는 관심도 없던
말아저씨까지 나서자
수탉은 더 늦기 전에
서열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늦은 오후 햇살 아래 갈색 깃털을 반짝이며,
수탉은 칠면조 우리의 울타리 위로
퍼드득 날아올라 목청을 가다듬었습니다.
“자네, 처음 왔으면
먼저 인사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칠면조는 천천히 수탉을 바라보더니,
푸르륵 하찮다는 듯 콧소리를 내며
다시 고개를 돌렸습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수탉은 심호흡을 했어요.
그리고는 가슴의 깃털을 한번 더 부풀리며,
최대한 위엄있는 목소리로 다시 말했습니다.
“잘 들어. 내가 누군지 모르나 본데,
나 이 농장을 총괄하는 수탉이야!
이 농장에서 모이를 먹고 살려면,
내 지시에 따라 움직이란 말이야.”
그 순간, 칠면조가 날개를 움찔하며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