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농장 가운데 횃대 위에서
수탉이 우렁찬 목소리로
농장의 동물들을 불러모았습니다.
개는 약간 설레이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마음으로
횃대 아래에서 앉았습니다.
“자~ 주목! 우리 농장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나를 도와서 이제부터 모두에게 먹이를 나눠주고
또 달걀이나 우유도 수거해 오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어제까지는 주인아줌마의 거실에서 살다가
이제 막 농장에 나왔으니까 말야,
우리 개 친구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모두 잘 도와주자고!“
퍼덕퍼덕 꽥꽥 음매애애 꿀!
모두들 이렇게 나를 환영해 주다니!
저 멋진 수탉 님이 나를 “우리 개 친구” 라고 불러주다니!
개의 심장은 터질듯이 벅차올랐어요.
짧은 소개를 마친 후,
수탉은 위엄있는 날갯짓으로
구석에 서 있던 당나귀를 부르더니,
포르르 횃대에서 뛰어올라
당나귀의 머리 위에 올라탔습니다.
“자, 가자! 이제부터 너의 임무를 설명해 주지.“
수탉이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다 알고 있는 듯,
당나귀는 아무 말 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종종 걸음으로 당나귀의 꽁무니를 쫓아가는 개에게,
수탉은 쉬지 않고 멋진 말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이제 내가 한바퀴 싸악 돌면서 한번 설명을 해 줄테니까
놓치지 말고 잘 기억해.
딱 한 번만 설명해 줄 거니까.
네가 맡은 일이 우리 농장에서 가장 중요하단 말이야.
먹이를 나눠주고 심부름을 하고,
이런 게 사소하고 번거로워 보여도 말이야,
이게 농장이 착착 매끄럽게 돌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름칠 같은 역할이라는 거지.
가끔 일하다 보면 힘들고 서러울 때가 있겠지만,
다 젊은 시절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배우라고.
알겠어?"
개 역시 수탉의 한마디 한마디에 쉬지 않고 고개를 끄덕끄덕,
꼬리를 휘릭휘릭 하면서
농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배운다는 긴장감에 가득차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