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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fessor Sunny Dec 26. 2021

나잇값

40살의 노화과정

코로나의 영향이 삶의 전반에 드리워졌는데, 내 경우에는 코로나의 눈에 띄는 영향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게 ‘노화’인 거 같다. 코로나와 불혹이 만나 노화가 3배쯤은 가속화된 거 같다.  


노화는 썩 즐거운 일은 아니다. 남의 이야기일 때는 몰랐다가 이게 나의 케이스가 되니까 피부로 확 느껴진다. 살면서 겪는 실패를 인정하거나, 지난 일을 후회하지 않기는 차라리 쉬운데, 이 노화라는 것은 최대 마지노선까지 인정하지 않고 버텨보고 싶은 삶의 과제이다. 


진행 상황을 찬찬히 살펴보니, 노화에는 충격적인 순간들이 찾아온다. 우선은 원래 입던 옷이 하루아침에 안 어울리는 옷이 되어 버리거나.. 남들이 찍은 사진 속 내 모습이 스스로 생각한 본인의 모습이 아니거나.. 그렇게 되면 그때는 이미 노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는 것을 체감한다. 


그러다가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느낌,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느낌, 두피 색이 훤히 들여다 보이기도 하고, 등가죽이 힘없이 쳐지는 느낌도 받고, 스킨들이 누우면 눕는 대로, 일어서면 일어서는 대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온다.  


살의 탄력을 위해 운동도 해보고, 얼굴에 팩도 매일 해보고, 머리에 영양팩도 꼼꼼히 바른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이 ‘노화’라는 과제를 나는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가. 


외형의 변화는 마음도 어지럽게 만드는데, 변해가는 모습에 대처하며 마음을 굳게 잡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점점 나잇값을 해야 하는데, 나잇값을 한다는 것은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의 외형과 매치가 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20대의 나처럼 행동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어리던 나를 외형과 함께 점차 버리고, 40살의 나를 새롭게 다듬어 가는 과정은 꽤나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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