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깨닫는 수밖에.
10대, 20대에 나는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쳤으며, 모든 일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40대라는 나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었을 뿐더러, 막연히 부정적인 이미지—예를 들면 고루하고, 정적이며, 늙은 나이—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10대와 20대에 가지고 있던 폭발적인 에너지를 최대한 한 방향으로 건강하게 쏟아부어, 비교적 이른 나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내가 선택하고 노력해서 이루고자 했던 ‘교수’가 된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40이 넘으면서부터는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40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어느덧 내가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종종 힘겹게 다가왔다.
내 나이가 되면, 아무도 나에게 어떻게 살아가라고 조언해 주는 사람도 없고, 반대로 내가 잘 해도 칭찬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야말로 무자극이다. 대신 이제는 내가 남을 위해 길잡이가 되고, 칭찬을 해줘야 하는 입장에 자주 놓인다.
최근에는 여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내가 있는 이 현재와 매일 비슷한 일을 은퇴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에 종종 허무해지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내 주치의와 약 1시간 동안 나눴다. (미국에서는 내과 의사를 보험을 통해 주치의로 지정해놓도록 되어 있다.) 내 주치의 선생님은 어릴 때 한국에서 이민 온, 내 또래의 한국 여성이다. 이민자로서, 의사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분의 논리는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지 말고, 제3자가 되어 가끔은 나 자신에게 선물이나 칭찬을 아낌없이 주라는 것이었다. 아무도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지 않을 때, 내가 다시 제3의 나로서 길잡이가 되고, 나를 칭찬해주고, 더 소통해보라는 것이다. 스스로를 더 잘 돌보라는 말이었다.
"40이 얼마나 좋은 나이인가요?" 맞다, 그러네요! 나는 정말 아름다운 나이를 살고 있구나. 감사하다. 사람의 지혜는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여전히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40은 여전히 길잡이가 필요하고, 칭찬이 고픈 아름다운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