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았다.

by 주엉쓰


도로를 비추는 가로등이

줄 지어 서 있었다.

바닥을 나누는 하얀 선이

줄 지어 서 있었다.

나는 뭘 하는지 모르는 채

그곳에 서 있었다.



가로등은 도로를 비추는 일을 한다.
하얀 점선들은 차선을 나누는 일을 한다.
나는 그것들과 다르게 가만히 서 있는다고
무언가를 이루어 주지는 않는다.
무엇을 하는지 내가 알아야 한다.



당신은 하루에 몇 개의 얼굴로 살아가나요?

회사에서의 나, 친구들 앞에서의 나,

그리고 혼자 있을 때의 나.

그렇게 있다 보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이고, 다른 때의 나는 가짜인가.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혹은 내가 그들을 바라볼 때 그들에게

억지로 가면을 씌우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항상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며
가면 속 모습을 하고 살아가죠.

혹은 내가 보는 어떤 이의 모습도
가면을 쓴 얼굴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가면을 쓰지 않고는
대화를 할 수가 없죠.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디선가 나를 보고 있다.

내가 잘하고 있는가,

내가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고 있나.

항상 나를 보고 있다.

그리고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른다면,

여지없이 나타나 맹렬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본다.

느낄 수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다.

혹시, 그 눈빛을 철저히 외면하면 맘이 좀 편할까.




우리는 각자 본인만의 ‘감시자’를 품고 살아간다.
그 감시자는 우리의 삶과 도덕성을 보고 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
잊고 있던 나를 질타하며 무섭게
맹렬히 쏘아붙인다.

물론, 그 누군가에게는
이 순간을 자주 겪게 되는 순간일 것이고,
누군가는 이미 외면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래, 우리 마음에 있는 감시자는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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