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기에 아프고, 아팠기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이야기
추억할 사진 속 너는 없더라
요즘 예쁜 곳을 보면,
"우리 저기서 사진 찍자" 라며 연인이 함께 나란히 서서
'장소'와 함께 담는 경우는 흔치 않더라고요.
그저 어딘가에 도착하면 어딘가에 왔다는
'SNS'에 올리기 위한 '인증샷'을 찍기 바쁘죠.
그래서 어디 관광지 혹은 놀러 가다 보면,
"혹시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 부부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젊은 커플은 서로 찍거나 혹은 '장소'만 찍는 경우가 많던데,
가끔은 다른 어떠한 요소들을 모두 포기하고
둘 만의 낭만 그리고 로맨스만 신경 쓰고 추억을 기록하는 건 어떨까요.
남는 건 '사진'이 전부인데 말이죠.
우리가 추억하며 그리던 그곳엔,
우리 사진은 그곳에 없었다.
예쁘다 기억하던 그곳은,
이제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다.
예쁘다 이야기하며,
촬영하던 풍경 속에는 우리가 없었고
그로 인해 너를 그리워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촬영하고 예쁘게 기억했던 추억은
어느새 미련과 슬픔만 가득해진 기억이 되어버렸다.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렵다
시작의 설렘, 두근거림, 풋풋함.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 마음은
'사랑'을 시작하게 됨에 있어, 용기를 만들어주죠.
둘 사이에 끈끈하게 생겨 난 '유대감'은
끊어내는 것에 있어, 시작할 때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해요.
이제는 내가
"이 사람이 없이 살아갈 용기"
"다시 혼자가 될 용기"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내가 상처를 받을 용기"
그렇기에, 어쩌면 요즘은 '금사빠'라고도 많이 하죠.
"금방 사랑에 빠진다"라는 뜻인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작에 있어서는 항상 한 템포 뒤로 물러서면서
진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 도 중요하지만,
'시작'을 한다면 그 용기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가질 수 있어야 하죠.
그렇기에 내가 사랑한 만큼 아프고 쓰라린 것이겠죠.
사랑이란 것도 미친 짓이고 바보 같은 짓이며,
최고의 쾌락임과 동시에 그 어떤 걸로도 형용할 수 없는 것이죠.
"사랑은 결국, 감히 책임질 자만이 부를 수 있는 이름이다."
오늘 고백했다.
어쩌면 오늘이 아닌, 이미 오래전부터
용기가 나지 않아 주춤 거리는 마음 때문에,
그저 미루고 있었을 뿐. 이렇게 될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고백했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기간이 길었다면 그만큼 길게 아플 거고,
고통은 천천히 올 것이고,
돌아가는 길은 멀겠지.
내 마음을 고백했다.
Go Back 돌아가다.
고 백 하다.
평생 알고 있던 사랑을 부정당했다.
사랑은 상대를 조건 없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없이 헌신하며 아끼고 사랑한다고 마치 어린아이의
순백한 마음처럼.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랑하는 것의
조건값을 붙이고 기브 앤 테이크가 되지 않는 사랑은
지난날의 청춘 혹은 순수했던 예쁜 기억이 아닌,
상처만 남은 기억으로 되새김질되고 있었고
그렇게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이라 일컫는 단어의 정의는 부정당했다.
그리하여 옛 시절 아름답게 기억되고 있던 첫사랑의 기억은
누군지 모르는 다른 이들에게 난도질당하는 슬픈 기억이 되었으며,
분명 그들의 이전에 사랑도 그 순간에는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사랑이었을 텐데 그 연인은 모르는 이들에게
가십거리가 되고 있었다.
어떠한 순간이었던들 그 시절 우리는 웃으며 사랑했었고
그만큼 행복했기에 아픔이 있는 것이다.
슬픈 기억의 저편에는 예쁜 순간들도 함께 있다.
얼마 전, 사람들이 자주 “전 X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에
좋지 않은 말들이 정말 많길래 떠오르는 문장들을 나열했었다.
나는, 주변 지인들이 내게 전 애인에 대해
비난을 하더라도 들어주지 않는다.
물론 나도 하지 않는다.
왜냐면 어찌 되었든
그때는 서로가 사랑했던 것은 사실이고
서로가 서로를 택한 것이니까,
왜 굳이 구태여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기억을
슬프고 나쁜 기억으로 난도질하려 한단 말인가.
상처를 주고 나쁜 것은 사람이지
감정이 나쁜 건 아닌데 말이야.
그 당시 상황과 기억까지
추억까지 왜곡해서 더 비굴하고 추악하게 만들지 말자고
흘러간 인연은 그저 흘러가게 두고, 아름다웠던 기억은
아름답게 담아둔 채, 아픔은 흉터로 남겨두고,
그렇게 성장하며 성숙한 사랑을 해 가는 거라 생각해.
그래야 다음 내 인연에게
내가 이전에 했던 어리숙하거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거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사랑은 반드시 겪게 되어야 하는 관문 중 하나고,
이별 또한 불가항력인거지.
그렇기에 전 X를 마음속에서는 미워하되
남들이 같이 욕하게는 하지 말고,
사람은 미워해도, 사랑했던 순간까지는
미워하지 말자.
행복했기에 아픈 것이다. 그 아픔마저도, 사랑의 일부다.
사랑했던 순간까지 지워버리는 건, 결국 나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