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게 재밌다.
그렇지만 본디 나는 책 읽기를 싫어했고
본질이 숨겨 있는 글을 읽으며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학창 시절 성적은 항상 후발 주자를 달렸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 잠시라도 "희곡"을 쓰는 일을 했었다.
혹은 취미로 글을 쓴다.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놀란다.
또는, 술자리에서 근황 토크에 빠지지 않는 이슈 거리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다 한들,
오늘 지나면,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처럼.
그렇기에 지금 당장 비애에 빠지더라도
내일을 살아가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대학 시절에 쓰던 글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열여덟 살 즈음.
웃기지만 어느 날 핸드폰 메모장을 꺼내서
"내 인생은 왜 그러지" ,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할까?"라고 하며
'투덜투덜' 거리며 시작되었다.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글들만 가득
내 메모장을 채웠었다,
사실 그게 나 만의 방법 중 하나였던 거지,
감정을 어디에 호소할 수 없고
힘듦을 표현하기에는 주변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딨겠는가,
그래서 혼자만의 삭히는 방법을 찾았던 것 같았다.
실제로 만나면, 나는 아주 밝은 사람이다.
어쩌면 내 '글'은 우울하면서도 잔잔하고 슬픈 이유가
감정을 글에 녹아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해피엔딩을 싫어한다.
드라마틱한 슬픔을 좋아하지 않는다.
히어로물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억지로 감정을 쥐어짜고 싶지 않다.
글을 쓸 때만큼은 그러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써지지 않으면
그냥 쓰기를 멈춘다.
억지로 행복한 엔딩을 만들고 싶지 않다.
억지로 희망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
억지로 구원을 해주고 싶지 않다.
우울이 있기에 행복이 있고,
상대적 비교가 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글에서 사뭇 우울해 보였고 딱딱하며 진지해 보였어야,
실제로 만나서 보았던 내가 훨씬 밝아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글에 내 모든 우울과 어둠을 녹아낸다.
그렇게 감정을 다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우울만 담는다면, 그것은 죽은 글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밝고 어두운 것은 글의 온도 차이이며,
중요한 건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이고 메시지다.
그래서 어느 순간 글에 내 감정을 담는 것을 최소화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리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다듬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직 한참 부족하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