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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ty Oct 13. 2024

뼛속까지 도시인 그게 바로 저예요

캘거리에서 3박 4일

 



 지난 화에서 이어지는 반가운 캘거리라는 도시. 

도시다 도시. 거의 1주일 만에 만나보는 마천루. 

그래도 이곳은 내 나라의 사이즈에 비해 수 십배는 큰 곳이고, 게다가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이라 그런지, 꼭 주말의 텅 빈 여의도 증권가를 걷는 느낌이었다.      

대도시답게 시내임에도 불구하고 Safeway를 비롯한 대형 마트들도 즐비하고, 자라, 배쓰 앤 바디웍스 등등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들로 가득한 쇼핑몰과 백화점도 있었다.      

 여행이 곧 배움? 깨달음이라 했던가. 

차로 25분 거리 내에 대형 쇼핑몰 그리고 집 앞 뒤로 엄청난 대형 상가에 없는 게 없는 생활필수품 샵들을 슬리퍼 신고 갈 수 있는 ‘슬세권’에 익숙한 사람이라 언제나 인구밀도 낮고, 내가 떠들지 않으면 세상 조용한 동네를 꿈꾸며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꿈일 뿐이다.    



   


 






오롯이 나란 인간은 이 시끄러운 도시 속에서 지내야만 인생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뼈속까지 도시인’이라고 명확히 했다. 두 달 전 방문 했던 시드니에서도 다시 한번 느꼈으니, 후진 불가, 나는 도시인이다.      

열심히 벌어서 이렇게 한 번씩 자연경관 보며 느껴지는 감사함에 살아야겠다.      

 




 

그래도 꿈꾸는 모든 게 이루어지는 캘거리 도시 한복판에선 조금 천천히 시간을 보내보려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캘거리에서의 3일 후 다시 이 박을 밴쿠버로 돌아가는 시골에서 지내야 한다 생각하니 괜히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졌다. 



 캘거리 근교를 자동차 박물관,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있는 드럼 헬러라는 지역, 캘거리 시내의 캘거리 타워 등을 관광지라 볼 수 있다. 백화점이 있긴 하지만, 가족들이 딱히 쇼핑에 감흥이 없다

.      

일찍이 하늘이 어스름하게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고, 한인 식당 찾아가는 길의 눈이 소복이 내린 캘거리는 더욱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온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이 정말 내게 행운이라 생각했던 것은, 일 년 중 가장 좋아하는 끝가을 그리고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 즈음의 겨울 속의 따뜻한 기분을 주를 옮겨 다니며, 여러 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캘거리에선 조금 느슨하게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여유로운 구경을 즐기시는 것 같기도 했다. 엄마는 꼭 무언갈 하기 위한 해외여행보다는 낯선 도시에 엄마가 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즐겁다고 하시고, 또한 체력이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의 도보 여행을 좋아하신다고 했다.      

 나도 그럴 것이 자주 가는 일본 그리고 이미 열 번쯤 다녀온 대만 타이베이도 이젠 여행이라 부르지 않을 정도로, 그냥 잠시 일상으로의 도피가 필요한 곳이면 대번에 익숙한 그 동네들이 생각난다. 여행이란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그 도시에서의 삶은 사는 게 정말 여행이 아닐까?      




캘거리에서 우리는 헤리티지 마을, 캘거리 타워를 방문했다.      

 헤리티지 마을은 캘거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헤리티지 공원>은 1850년~1950년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공원이자 박물관이다. 캘거리를 방문한다면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아침은 대충 호텔 조식 대신 밥, 인스턴트 미역국과 엄마가 챙겨 온 각종 젓갈과 무말랭이 등 한국식으로 먹고, 오픈 시간에 맞추어 이동한다. 


 눈이 왔던 건지 헤리티지 파크의 주차장부터 눈 치우기에 바쁜 사람들 모습이다.      

도착하니 정말 영화 세트장 같은 모습의 마을이 나왔고, 자동차 박물관은 정말 휘황찬란 엄청 멋진 빈티지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박물관 해설사분들이 세월을 흐름이 보이는 멋진 노년분들이었다. 누가 노년을 집에서 쉬어야만 한다고 한 걸까?     

모든 고객들에 스몰 토크를 던지시는 위트와 많고 많은 자동차들의 모든 역사를 즐겁게 해설해 주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시다.      



 생각보다 캘거리에서의 일정은 여유로웠다. 


예쁜 트램과 유러피안 양식의 건물들 사이를 걸어다니다 보면, 금새 추위도 잊혀진다. 

가족들이 함께 이런 저런 농담을 주고 받고, 절반 이상이 우리의 지난 살아온 얘기로 웃고 떠들고 했던 부모님과의 순간이 참 소중했다. 그렇다고 우리 가족이 언제나 행복하고 정중한(?) 어투어 대화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60대 부모님과 함께하는 장거리 여행을 정말 또 다른 의미를 주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을 때 ‘ 캐나다 부모님과 여행’ 키워드로 들어오신 분이 있다면, 꼭 이야기 해주고 싶다.      


  


분명 준비는 일본, 대만 등 동남아 여행과를 다르게 더 고되 겠지만, 정말 캐나다 땅에 들어와 즐기는 마음은 북미 대륙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길 터니이, 너무 걱정 말고 우선 즐겁게 비행기 타시라! 라고. 

 캘거리 외곽의 쇼핑몰도 방문하고, 캘거리의 랜드마크 ‘캘거리 타워’까지 올라갔다. 


왜 때문일까? 내가 생각한 캐나다는 ‘단풍국’인에 타워 위에서 바라 본 많은 눈을 머금은 캘거리를 정말 더욱 운치있다.      

 날씨가 다 한 캘거리 타워의 방문일은 저 멀리 캐나다의 줄기 같은 이젠 우리 가족의 추억이 담긴 록키 설산이 보인다. 반대로 공룡 발자국 같은 고고학적인 가치가 있는 ‘드럼헬러’ 지역도 보이는데, 아. 왜 우리가 저 곳을 가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을 캘거리에 머무는 마지막 날 오후에 생각 했다.      

 괜찮다. 또 오면 되지.           


 다시 봐도 그리고 이렇게 먼 거리에서 보아도 웅장한 록키의 모습은 가슴 벅차다. 






우린 그렇게 도시를 떠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시 짐을 꾸리고 다음 날 약 1000km의 벤쿠버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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