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왜 돼. 되지 마."
며칠 전, 우유모찌가 갑자기 "엄마 될 거야"라는 말을 뜬금없이 나에게 했다. 순간적으로 "엄마 왜 돼. 되지 마"라고 말해버리고 곧바로 후회했다.
아마 나도 순간적으로 나온 말일 건데, 급하게 진심이 튀어나간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내 인생을 억울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매일 아침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아이들을 최대한 루틴대로 돌보기 위해 거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걸 하게 되는데, 전혀 이게 지겹다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해야 되니까 하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애들이 귀여우면 웃게 되고, 생떼를 부리면 나도 같이 생떼를 부려본다. 그야말로 지지고 볶는 딸들과의 시간들.
육체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내가 육아를 전담한다고 해서 억울하다거나 지겹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왜 딸아이의 '엄마 될 거야'라는 말에 그렇게까지 반사적으로 안된다는 답변이 튀어나갔을까..
그 말을 하고 딸들은 바로 낮잠에 들었다.
아이들이 낮잠에서 깨고, 낮시간 재밌게 잘 놀고 밤이 되어 밤잠 준비를 하려는데 아까 낮에 우유모찌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다시 물어보았다.
"아까 왜 엄마 될 거야, 했어?"
그랬더니 "엄마처럼 빨래하고 청소할 거야." 한다.
"왜...?" 되물어보니, 돌아오는 말은
"엄마 도와주려고."
설마... 설마 하며 "... 엄마를 왜 도와줄 건데..?"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엄마 힘드니까 도와주려고 그래." 한다.
29개월을 이틀 앞둔, 28개월 끄트머리에 다소곳하게 자리 잡은 아기는, 엄마가 평소 청소하고 빨래 개키는 게 힘들어 보였는지 본인이 그걸 도와주려고 엄마가 될 거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그리고 우유모찌를 꼬옥 안아주었다.
"엄마 청소하고 빨래해서 힘든 거 맞아. 그렇지만 이렇게 ㅇㅇ이 꼭 안으면 다시 기운 생겨. 고마워 정말."
너무 작은 아이들이, 너무 커버린 나를 걱정해 준다.
그 작은 입으로, 어이없을 정도로 따뜻한 말을 건넨다.
벌써부터 그 작은 아이들에게 걱정 한 짐이 되는듯한 기분. 너무 미안한 마음들이 마치 아이들 좋아라 하는 비눗방울처럼 후루룩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