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를 잘 찍어야 새로운 문장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2025년 4월 어느 봄날
나는 이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60이라는 나이는 참 묘하다.
한 바퀴 인생을 무사히 돌아낸 듯한 대견함이 드는가 하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잘 마무리해야 할지 무거운 책임감이 따라온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속 어딘가에 불안이 자라난다.
나만 이런 것일까.
젊은 날, 아이들 키우며 정신없이 살던 시절에는 나만 힘든 줄 알았다. 억울하고 서럽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삶이란 원래 그런 것임을 알게 된다.
문득 나태주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가까이서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가까이 갈수록 오히려 벅차고 거칠 때가 많다.
한 발 떨어져 바라볼 때 비로소 그 삶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래서 오늘도 하루를 무심히 흘려보내는 대신, 담담히 지나가게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걸 배운다.
60이라는 나이는 조바심을 내려놓아도 되는 나이여서 좋다.
하지만 가끔은 직장과 사회로부터 정리해고당하는 듯한 허전함이 밀려온다.
자식들도 어느새 훌쩍 커서 부모의 말조차 조심스러운 지금, 가정 안에서조차 내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어차피 떠날 자리라면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준비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
그래서 남은 날들을 작은 기록으로 묶어 두려 한다.
마침표를 잘 찍어야 새로운 문장이 시작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기록은 단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할 전환점 앞에서 흔들리고, 또 다짐하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내가 꾹꾹 눌러 적은 이 마음이, 같은 길을 걸어갈 누군가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 by lovemaman
퇴직 후 글쓰기를 통해 노년의 삶과 사회 현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세상과 연결해주는 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