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
졸업생들이 가끔 학교에 찾아온다.
올해도 몇 명이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하며 반갑게 찾아왔다.
3년 전, 5년 전, 10년 전 아이들까지…
키는 나보다 훌쩍 커졌고 말투는 어른스러워졌지만, 눈빛만큼은 그때 그 아이들이었다.
“선생님, 저 고등학교 가요.”
“요즘도 수학 시간에 상상력이 필요한가요?”
“우리 반가 아직 기억나요!”
별것 아닌 이야기인데도 그 순간은 유난히 따뜻했다.
그들과 나눈 이야기는 ‘교육이란 결국 관계의 지속성’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한 해만 함께하고 끝나는 줄 알았던 인연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인연은 대개 ‘행복했던 교실의 기억’에서 비롯된다.
교사는 아이들의 일상에 작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지식보다 관계, 평가보다 분위기, 실력보다 기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학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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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란다.
그리고 언젠가는 초등학교를 ‘어릴 적’이라고 부를 날이 오겠지.
그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아, 그때 참 좋았지.”
“우리 반, 진짜 재밌었어.”
좋은 기억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다.
“나, 그때 꽤 괜찮았어.”
“누군가 날 진심으로 좋아해 주었고, 참 많은 사랑을 받았어.”
그 기억 하나가, 어른이 된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해 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교실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계속해서 그런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단에 선다.
이 글은 민원, 마찰, 불안, 탈진이라는 현실 앞에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교사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기록이자 고백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교사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는 진심을 담고 싶었다.
이 글이, 같은 길 위에 선 누군가에게 작은 응원이 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