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장미가 아름답고, 석양이 아름답고, 교향곡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마치 아름다움이 그 대상 안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
길을 걷다 이름 모를 꽃을 발견했다. 그것이 희귀한 종인지 흔한 잡초인지, 이름도 모른다. 그런데 그 순간 꽃 앞에 발걸음을 멈춰 "아름답다"라고 중얼거린다. 이 멈춤은 지식도 아니고 이름도 아니며, 심지어 그 꽃 자체도 아닐지 모른다. 아름다움이란 대상의 속성이 아니라, 대상과 주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어떤 울림이다. 그 꽃이 그 꽃답게 존재하고, 나는 그 앞에서 나답게 존재하는 순수한 만남의 순간에 아름다움이 태어난다.
'나답다'라는 것은 타인의 기준으로 재단되지 않은 순수한 자기 자신이다. 남들이 아름답다고 말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거짓 없는 울림—곧 진정성이다. 세상이 무어라 하든, 오직 나의 존재가 대상의 존재와 만나는 그 순수한 순간의 울림에 귀 기울이는 것. 진정한 아름다움은 소유할 수 없다. 그 꽃을 꺾어 집으로 가져오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그 꽃답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움의 일부는 사라진다. 아름다움은 자유로운 존재들 사이의 자유로운 만남에서만 온전히 피어난다.
결국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 고백이다. 이것이 아름답다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것 앞에서 나답게 존재하며, 이 순간 거짓 없이 살아있다는 증언이다. 나답게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어딘가에 고인 채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