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고독한 시간의 역설

재활 훈련

by 도윤

혼자 있는 시간을 처음 맞이하는 고독은 지루하고, 외롭고 때로는 불안해서 미친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 누군가에게 좋아요를 받고 싶은 욕구와 싸워야 한다. 그래서 고독은 휴식이 아니라 관심 중독 재활 훈련이다. 하지만, 이 금단 증상을 이겨내고 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 사회적 역할이라는 가면을 벗고 맨얼굴의 나를 만난다. 자신을 꽉 채운 사람만이 남에게 나눠줄 수 있다. 빈 깡통이 부딪쳐봤자 소란스러운 소리만 난다. 혼자서도 단단하게 설 수 있는 사람만이, 둘이 있을 때도 건강하게 기댈 수 있다. 그러니 혼자임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고독하다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과 정상 회담을 나누는 중이다.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외로움에 대한 극복, 타인의 인정에 대한 의존에서의 극복 끊임없는 자극에 대한 중독에서의 극복이 전제되어 있다. 혼자 있음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없어도 평안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혼자서 책을 읽는 사람은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지만, 수백 년 전의 침묵과 대화하고 있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지만,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 혼자서 산책하는 사람은 아무도 만나지 않지만 자연 속에서 내면을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충실히 보낸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더 깊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을 깊이 이해한 사람은 다른 사람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고통을 직시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공감할 수 있다.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유의 길을 제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타인에게 닿지는 않지만 닿아있다. 물리적으로 혼자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모든 인간과 연결되어 있다. 자기 내면을 탐구하는 게 곧 인간 보편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지혜가 다른 사람들의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고독한 시간을 보내는 건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타적인 행위다. 자신을 충분히 채운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것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중심을 잡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자신과 평화로운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과도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러므로 혼자만의 시간을 죄책감 없이 누리자 그건 자신에 대한 투자이자 동시에 세상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더 나은 자신이 되는 건 곧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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