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몸이 많이 아팠다.
장이 꼬이는 듯한 복통 때문에 하루는 꼬박 굶고 이틀 동안 엄마가 끓어준 죽으로 버텼다. 몸무게가 어느새 3킬로 그램이나 빠져 있었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해도 안 빠지던 것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니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그리 된다. 아이가 학교에서 큰 사고를 친 이후 14일간 학교를 보내지 않으며 집에서 지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심란해하고 있는데, 아이가 문득 이렇게 묻는다.
"엄마, 나는 발달 장애인이지?"
".... 왜?"
"엄마가 그랬잖아."
" 그래. 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어려움이 있어. 장애인이지만 그것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단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드러나지 않을 뿐이야. 발달 장애인은 발달 과정에서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느리게 발달하는 사람인데...."
대체 내가 뭐라고 말하고 있는 거지.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다가 말문이 턱 막혔다. 무심코 했던 어른들의 말들, 내가 정제되지 않은 말로 장애인을 설명했던 그간의 일들이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왔을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사실 아이는 약을 먹을 때도 그 약이 뭔지 유심히 본 것 같다. 언젠가는 '금쪽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을 보다가 자신도 ADHD 약을 먹는다며 소리치던 일도 있었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로 잠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또 묻는 거다.
"엄마, 장애는 고칠 수 있어?"
순간 귀를 의심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와버렸다. 내가 우니 아이가 깜짝 놀라 잘못했다고 했다. 엉엉 울고 싶었지만 꾹 참고 대답해 주었다.
" 네가 힘들거나 불편한 게 뭐야? 그걸 엄마가 함께 도와줄게. 고쳐보자."
사실 고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걸 안다. 그런데 아이가 지금 듣고 싶은 말은 엄마를 믿고 싶은 걸 거다. 도와달라는 말일 것이다. 넌 괜찮다는 희망적인 대답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얼버무렸다. 가끔 사람은 왜 사나. 나는 잘못 태어난 건가, 죽는 게 뭐야 라는 심오한 질문을 할 때마다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 나는 장애 아이의 엄마로는 빵점 같다. 늘 서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