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준 미감이 살아날 때

선물 같은 하루의 시작

by 배고픈 애벌레

아름다운 계절이다.

창문을 열고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따뜻한 차 한잔을 옆에 놓고 음악을 켠다.

초록이 풍성한 나무는 새들을 부르고,

새들은 아침부터 바쁘게 오가며 노래한다.

이제 이 순간을 완벽하게 해 줄 책 한 권을 펼친다.


뭔가에 쫓기듯 떠밀려 사느라

희미해진 삶의 비밀과 신비를 되살려 보자.

식어버린 마음과 슬픈 영혼에 따뜻한 손을 포개어 올려 보자.


생활인으로 전락해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은 성찰도 없이

공허한 성취와 행복을 좇았던

지친 발을 쉬게 하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우성치던 마음을 잠재우자.

앞에 드리워졌던 깊은 그늘은

태양을 등지고 있던 내가 만든 것이었다.

한 발만 옆으로 비켜섰으면 되었을 것을.

한 발만 뒤로 물러섰으면 되었을 것을.


뿌연 먼지를 일으키는 빈 마음에

물을 뿌리는 심정으로

시와 음악과 자연이 그려낸 풍경 속에 머문다.


괴테가 말했던 것처럼

신이 준 미감을 잃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이 완벽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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