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이미 너무 자주 미뤘지만은요..ㅎㅎ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소울메이트와 함께 한 세계여행기가 이제 중국편(이라 쓰고 두 도시만을 여행한..^^ 중국은 너무나도 광활하군요) 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국편을 쓰려다 문득 제 폰에 사진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아, 그 마무리를 내달로 잠시 미루기 위해 이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그동안 숱하게 연재일을 지키지 않아 이 글이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두요. ㅎㅎ
제 폰은 2019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올해 9월이면 꼬박 6년을 같이 한 것이 되는데요. 연식이 오래되어 카메라 퀄리티가 좋지 못해 여행 중 사진 담당은 줄곧 남편이었습니다. 남편이 제발 좀 폰을 바꾸래요.. 근데 저는 정이 들어 좀만 더 쓰려구요. 아무튼 그래서 브런치에 여행기를 쓸 때는 항상 남편의 폰에서 에피소드마다 필요한 사진을 그때 그때 골라 제 폰으로 전송해서 브런치에 올리곤 했답니다. 그 때문에 남편이 모로코로 잠깐 떠나 있는 지금은 남편이 가기 전 미리 제 폰으로 보내 둔 마카오 사진들밖에 없군요.. 방문했던 모든 나라들의 사진을 한번에 골라서 미리 폰에 저장해 두었으면 좋았겠지만, 노쇠한 제 폰이 감당하기 벅찬 용량이라서 그건 안되었답니다. 제 폰은 이제 조금만 배가 불러도 속도가 확 느려지거나 메신저 같은 게 잘 되지 않아 잘 달래가며 써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얘가 좋더라고요. 정 들어서 못 보내요.. ㅎㅎ
여튼 그러한 사정으로 남편이 돌아오는 9월 초순이 되면 그 때 남편의 폰에서 중국 여행 사진들을 또 제 폰으로 옮기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비로소 이 여행기를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엔 충주 라이프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쓰거나, 지난 여행의 기억을 되짚어 짧은 에피소드를 만들어 보거나, 아님 그냥 이런저런 신변잡기라도 써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것이 있는데요. 실은 여행의 시작이었던 서유럽 다음으로 간 곳이 동유럽의 발칸반도였거든요. 그 다음으로 모로코에 가서 시댁식구들과 한달 가량의 휴식기를 가졌었지요. 그래서 제 계획은 모로코에서 쉬는 동안 유럽 여행기를 부지런히 써서 마침표를 깔끔히 찍고, 그 다음 남아메리카의 막을 새롭게 올려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게 게으른 저에게 어디 맘대로 되나요. 맨날 수영하고 낮잠자고 노느라 글은 쓰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남아메리카에 갈 때 즈음에도 유럽 여행기를 완성하지 못한 거죠. 그래서 택한 방법이 일단 서유럽에서 유럽은 일시정지 해두고 남아메리카 여행기를 먼저 시작하자 였습니다. 남아메리카는 참 다채롭고 특별한 여행지였기에 그 생생함이 증발하기 전에 빨리 써두고 싶었거든요.
그 덕에 남아메리카 편은 비교적 실시간으로 작성했구요. 그 탓에 발칸반도 편이 저 구석에서 거의 발효가 될 때까지 지금 묵혀지고 있지요.. 1년의 여행기가 다 끝나가도록 느려터진 작가를 잘못만난 죄로 제 때는 커녕 언제 등장시켜 줄지도 요원하니 발칸반도 입장에선 참 억울하고 섭섭할 것 같습니다.
사실 발칸반도는 남미만큼이나 다시 가고 싶은 곳이랍니다. 남미는 야생의 자연과 신비로운 원주민들의 문화 때문에 다시 찾고 싶다면, 발칸반도는 보물찾기를 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가고 싶어요. 같은 유럽이지만 서유럽에 비해서는 관광업이 그리 활성화되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아직 많이 닿지 않은 주옥같은 장소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어서 보물찾기라 표현해 보았답니다. 무언가 어둡고 무뚝뚝한 느낌이 강한데도 웃는 모습만은 순박하고 꾸밈없어 보이는 그들의 얼굴빛도 자꾸 기억에 남고요. 덤으로 맛있는 음식과 세계 제일의 맥주를 맛볼 수도 있었고요.
발칸반도의 사진들도 일단 남편이 와야 정리가 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제 폰 안에 세르비아의 사진들을 몇장 보내두었던 게 있어 우선 한편만 곧 발행해 보려 합니다. 세르비아에선 오래 있지 못해서 첫 화의 내용은 조금 짧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로워질 예정입니다. 그럼 발칸반도 편에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