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무다는 붑커의 형이다. 함무다 형은 좀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고요한 호수같은 분이다. 웃을 때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만 띄우고, 기분이 별로일 때도 말수가 조금 적어질 뿐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런 함무다 형도 가끔 활짝 웃을 때가 있는데, 붑커가 밥먹다가 웃긴 이야기를 할 때, 식구들이 고맙다고 인사할 때, 그리고 내가 '함무다 호야'라고 부를 때 그랬다.위에서도 말했듯이 호야라는 호칭은 오빠와 달리 낯간지럽지 않아맘껏 부를 수 있었다. 그래서 함무다와 마주칠 때마다 함무다 호야 함무다 호야라고 노래하듯 불렀다. 그러면 함무다는 어김없이 함박웃음을 짓는다. 'kh'발음을 잘 못하는 나의 서툰 발음이 재미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함무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다.
붑커는 '함무다 형은 만약 우리가 멀고 먼 산속에 갇혀버린다면 아무리 먼 곳일지라도 그 길로 우리를 구하러 달려올거야'라며 형에 대한 크나큰 신뢰를 드러냈다.
엄마는 여행을 하실 때, 자식들 중 함무다와 여행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신다고 한다. 왜냐하면 함무다는 'No'라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어딜 가자고 하셨을 때 붑커의 경우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가지 말자고 말한다. 하지만 함무다는 엄마가 어느 곳을 가자고 하시든, 무얼 하자고 하시든 무조건 오케이다.
집안일을 하다가 뭔가가 필요해졌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은 함무다 형이다. 형은 우리가 부탁한 야채를 두손 가득 사다주고, 만약 가까운 마트에 없으면 멀리 시장까지 나가서라도 갖다준다. 우리가 우산없이 산책을 나왔다가 갑자기 비를 만났을 때에도, 함무다 형에게 전화를 걸면 차를 끌고 태우러 온다.
나도 저렇게 다정하고든든한 친오빠가 있었으면 참좋았을텐데. 붑커는 복도 많다.
Hamuda(함무다). '무함마드'라고도 한다. 함무다 형은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이 누가봐도 장남같고, 붑커는 촐싹거리는게 누가봐도 장남은 아니겠거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