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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ug 16. 2023

우리 조금 더 서로를 향하면 안 될까?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아 남자친구와 한바탕 했다. 3박 4일의 휴가를 함께 보내고 출근길에 남자친구를 인근 기차역에 데려다주는 시간이었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고는 하나, 한껏 상한 기분에 말이 곱게 나올리가 없었다.


그 바탕은 이러했다.


연애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처음에는 참을만 했던 서로의 차이도 평생을 갖고가고자 마음이 들면 그 무게가 무거워져 차마 말로 뱉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배우는 요즘이다.


시간이 갈수록 사소한 차이가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 고쳐쓰지않는다는 내 신조마저 뒤흔들며 말이라도 해보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소통이 중요하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J는 비교적 행동에 자유로운 사람이다. 우리의 대화에 쟁점이 되었던 '눈치'를 보지않고 사는 사람이다. 그에 비해 나는 눈치를 보는 편이고, 상대가 편하게 해주려 나를 다소 희생하려 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의 성격이 잘못되었다 하지는 않는다. 내 성격이 이러하듯 그의 성격도 하나의 결정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본인은 기준 대비 자유로운 사람이고 나는 기준 대비 타이트한 사람이라면 그 중간 어딘가를 지향하며 서로 조율되어가는게 반려자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내 관점에서 J는 자신의 생활패턴을 고집하고 있다. 나는 그의 생활패턴에 따라 맞춰주고 있는데, 그는 이 사실을 모르는 듯 하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걸 스스로는 알까. 막막한 마음에 "우리가 다르기는 다른가보다."라고 뱉은 말에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


운전하며 두 손 놓고  딴 짓하는 버릇, 나보다 일찍 일어나면 조용히 다녀달라는 부탁, 자신이 먹은 컵을 씻어주길 바라는 내 욕심... 많은 서운함이 몰려들어 막막한 마음에 기름을 붓는다.


아마도 이 관계는 내가 감수해야할 많은 것이 포함된 듯 하다. 이 또한 내 운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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