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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Jan 03. 2024

2024년 1월 3일의 일기

어제는 눈도 비도 오지 않았던 저녁 7시에 (누군가의 설레발로 추정되는 부름에) 당직근무를 섰다. 원래 내 순번은 아니었지만 당일 생일인 동료가 밤샘 근무를 해야된다고 하여 바꿔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밤을 샜다. 내가 크게 손댈 일은 없어서 다행히 잠을 참아내는 것으로 내 역할은 다했다. 다행히 영상 기온이라 사고 위험이 크지 않았던 날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남들 출근할 시간에 나는 퇴근을 했다. 그 당직실에 입장한 순간부터 졸리기 시작했는데 그걸 12시간 참아내고 있었더니 졸음이 위험수준까지 이르렀다. 아, 물론 졸음운전까지 걱정할 수준은 아니어서 그것도 다행이었다. 1시간 거리의 마이 홈에 도착하니 잠이 깨버렸고, 그 덕분에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내의 헬스장에 등록을 하러 갔다. 요즘 거북목 때문인지, 이갈이 때문인지 목부터 어깨 쪽이 깡깡 뭉쳐 이제는 운동을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미뤄왔던 운동을 이제야 다시 시작해본다. 나름 뜻하던 바도 있으니 그 시작이 헬스장 등록이었다. 그것이 오전 10시. 곧장 집에 와 집정리를 하고 따뜻한 전기장판에 몸을 누이니 잠을 거부하던 내 몸도 어느 새 숙면모드로 바뀌고 있었다. 당직 중에 쪽잠을 잔 3시간동안 내내 가위에 가까운 악몽에 시달렸던 지라 잠들기가 무서웠는데 또 다행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상쾌하게 잠에서 깨어난 오후 3시 반. 늦은 점심을 먹었다. 양배추계란볶음에 아보카도, 디카페인 커피를 곁들였다. 요즘 과식을 했는지 가벼운 식단이 당겨 그렇게 먹고 있는데 아무래도 다이어트의 시기가 오긴 온 것 같다. 딱 적절한 양에 속도 편해 좋았다. 내일도 양배추계란볶음과 이것저것 점심 도시락으로 싸갈까 싶다. 나는 내 요리가 좋다.


세탁기를 돌리고, 건조기를 돌리며 동료에게 추천받은 <시그널> 정주행을 시작했다. 이상하게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도 전에 유명한 작품들을 거르는 버릇 같은 게 있어서 이 또한 스킵했었는데 과거의 나는 계속 반성해야한다. 역시 김혜수 배우님, 조진웅 배우님, 이제훈 배우님. 믿보배. 사실 김혜수 배우님을 우러러 보는 경향이 있어 얼굴만 봐도 좋은데 연기까지 해주시니 그저 좋은 드라마다. 아무튼 그러다보니 소화도 되고 새로 산 레깅스를 입고 스트레칭을 했다. 헬스장을 가야하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운동이니 무리하지말자는 생각이었고 딱 1시간으로 알차게 다녀왔다. 몸을 움직이면 긍정에너지가 절로 나온다.


가벼워진 몸으로 집에 돌아와 씻고 앉아 책을 본다. 사실 이 책을 보다가 출출해 닭가슴살을 하나 돌려먹으며 쉬는 김에 브런치를 켰는데 책도, 닭가슴살도 추천해주고 싶어졌다. 책은 사진에 보이는 책이고, 닭가슴살은 한끼통살이라는 제품이다. 오늘 하루 이렇게 완벽해도 되는 건지. 핑계대지말자, 생각없이 움직이자. 두 개만 실천했는데도 하루가 가득찬 기분이다. 내 삶을 가진다는 건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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