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다 바다 줘서 바다지
바다
바다는 다 ‘바다’ 줘서 바다지
계곡에서 흘러내려 강물로
강물이 모여 바다로
집집이 곳곳마다
깨끗한 물 더러운 물 다 바다로 오니
그 모든 걸 다 받아주는 바다
그래서 바다지
바다 海,
파자하면
사람인에 어미 모,
그리고 물이다.
엄마 뱃속 태아를 둘러싸던 양수
양수는 몸 안의 짠물로 출발지요
바다는 몸 밖의 짠물로 도착지다.
양수는 사랑과 생명의 원천지
바다는 하나로 돌어가는 종착역
양수와 바다는 하나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하고 싶지 않은 말
아무에게도 할 수 없어서
엄마 같은 바다에 와서
바다에 다 털어놓고 간다.
파도는 철썩 와서 나의 마음 어루만지고
쏴르르 가면서 내 마음 찌꺼기 가져간다.
갈매기는 끼룩 날아가면서
이제는 모두 다 끝났다 외친다.
쉼 없이 달려와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파도처럼
인생사 희노애락 감정의 파도타기도
다 부질없고 덧 없다 말해준다.
물결은 쉼 없이 일렁여도
바닷속 심연은 고요하듯
내 마음속 깊은 곳은
오직 평화 라고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