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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Feb 22. 2024

대영 박물관 10번 가기

세계 최대의 British Musieum


  

나는 박물관을 좋아한다. 어떤 곳을 가든 그 지역의 박물관은 빼놓지 않고 본다. 


문화(Culture)라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의,식,주다.


의식주의 총체가 문화다. 그런데 박물관에 가면 그 '문화'를 집약적으로 한 눈에 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백 년도 못 사는 인간이 수 천년된 문화유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박물관이다. 그런 점이 내가 박물관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다.      


런던, 파리, 뉴욕의 세계 3대 박물관을 다 가 봤지만 런던 박물관을 가장 여유롭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파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세 번을 갔지만 갈 때마다 성수기였고 어느 때는 모나리자 그림을 보려는 인파에 밀려 겨우 눈도장만 찍었다. 그리고 십 년 전 갔을 때는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방송이 오 분마다 나올 정도로 혼잡했다.


그나마 내가 충분히 본 것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었다. 혹자는 이곳을 미술관으로 간주하면서 바티칸을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기도 한다. 암튼 뉴욕 박물관은 메트로폴리탄 이름 그대로 시대를 아울러는 방대한 예술 작품의 컬렉션이 놀라웠다. 특히 그릇을 좋아하는 나는 동서양의 도자기 코너에서 온종일 그릇만 감상한 날도 있었다.     




런던 연수두 달 동안 마침 내가 연수받던 곳이 대영 박물관이랑 가까웠다. 해서 나는 시간 나는 만큼 자주 가서 박물관 탐방을 즐겼다. Now or Never~!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는 없다면서 ㅎㅎ           


입구가 소박한 편인 대영박물관~ 삼각형 지붕위의 조각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화해간 인류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박물관 내부 위 지붕이 유리로 되어있다 - 사진이 완전 잘 안 나왔음 ㅠㅜ


대영박물관도 소장품이 방대하여 대륙과 나라별로 나누어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크게 이집트, 그리스 로마, 서아시아, 동양 유물관 등으로 분류하여 전시하는 70개의 전시실이 있다.     


지금 와서 유물을 돌려달라는 그리스나 이집트 사람들에게 영국은 너희 나라에 있는 거보다 이곳 한 곳에 다 모아놓고 보여주니 너희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거 아니냐? 했다 한다. 그 말은  얼핏 보는 사람 입장을 고려한 말 같기도 하다.

문화재를 훔치거나 강탈한 영국이 도덕적으로 잘한 것은 없으나 관광객들에게는 세계 유물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실용성이 좋은 건 사실이다.

어쨌든 뺏어오든  돈을 주고 사 오든 이 많은 소장품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었다.


이집트관에서 그렇게 궁금하던 미라를 실컷 보면서 그들의 사후관에 대해서도 느낀 점이 많았다. 현실 세계못지않게 사후세계에 관심이 많았던 이집트인들의 영혼에 대한 믿음이 대단했다 본다.      

오랜 세월을 견딘 미라도 신기했지만 그를 넣은 관조차 예술품이었다. 관 안팎으로 새겨진 세밀한 그림과 채색은 이것은 단순한 장례문화를 넘어서 장례예술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이집트관의 또 다른 명물인 로제타스톤은 진품인데 정작 본국 카이로 박물관에 있는 것은 모조품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이 돌도 발견은 프랑스가 했는데 프랑스가 전쟁에 패해서 영국으로 가져왔다 한다.


람세스 2세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도 압도적이었다. 나는 이집트여행에서 카이로 멤피스 박물관에서 누워있는 길이 10미터의 그의 조각상을 보았을 때 경탄했었다. 석회암으로 빚은 매끄러운 얼굴이 ‘조각 미남’이란 말이 왜 생겼는지 짐작이 갈 정도로 미남이었다. 위 사진 오른쪽 어깨의 구멍은 프랑스인들이 가져가려고 뚫었지만 결국 못 가져가서 영국인들이 가져왔다고 한다.

뭐든 지구력싸움에서 프랑스는 영국을 이길 수 없다 본다. 캐나다도 미국땅도 결국 프랑스는 길을 내고 영국이 차지했던 거 처럼.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그리스·로마관의 조각들은 아름다웠다.  사람 실물크기인 비너스 아프로디테는손으로 쓰다듬고 싶었다. 매끄러운 대리석으로 인체의 아름다운 고운 선을 어찌 그리 잘 표현했을까? 특히나 아이리스상의 옷의 주름은 압권이었다. 그리스 조각상들이 모두 그리스 옷인 튜닉의 단순한 디자인에 비해 주름만은 정말 특별하다.  천으로 만든 거 처럼 정교한 주름을 대리석으로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했다니 조각가들의 솜씨가 정말 놀랍다.     


파르테논신전과 아이리스 조각상


그리스가 돌려달라 아우성이었던 파르테논 신전도 대부분 머리가 날아간 작품들이었지만 그 많은 세월 전쟁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정도로 보존되었다는 것이 놀랍게 여겨졌다.    

 

인류문명의 불가사의라는 이스타 섬의 모아이 석상도 거기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즈텍 문명의 유물인 쌍두사가 인상적이었다. 귀한 터키석으로 장식된 머리가 두 개인 뱀신이다. 대부분 기독교의 영향으로 뱀에 대한 혐오가 있는데 멕시코나 중미 문화권에서 뱀은 종교적 키워드인 신과도 관련이 있는듯 하다. 마치 우리나라나 동남아, 중국에서 용이 신성시되는 것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 지.


어쩌면 모든 생명체의 가치는 중립인데 각 문화마다 그에 부여하는 의미가 달라지니 어떤 생명체는 신성시되어 숭배받고 어떤 생명체는 홀대를 받거나 경원시되는 거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까마귀와 까치에 대한 선호도가 상반되듯이 말이다.     


모든 문명권에서 빠지지 않는 공통분모는 여자들의 장신구와 액세서리다. 그를 보며 드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동일하다는 것. 그리고 기계가 아닌 수공예품의 섬세하고 정교함은 그 때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것 등이다.      


나뭇잎을 닮은 금장식 -  아즈텍의 쌍두사 - 사진 출처 위키백과


동양관에는 중국, 인도,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래도 가장 마음 가는 곳은 역시 우리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

 한국관한옥을 재현해 놓은 공간으로 아담했다. 구석기 유물부터 고려시대의 불상과 조선 후기 미술품까지 250여 점이 전시돼 있는데 규모가 좀 작았고 그에 대한 감정이 엇갈렸다. 우리 것이 크게 도둑질당한 게 없다는 점은 다행스러운데 그래도 한국을 아직 안 와본 사람들이 이곳에서 한국을 알기로는 많이 부족한 거 같아 아쉬웠다고나 할까.     




서아시아관에는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수메르, 페니키아 등의 고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가면서 처음 서 너번은 한 바퀴 도느라 뛰어다녔고 그 후부터는 관심 있는 거 위주로 좀 더 유심히 보러 다녔다. 그런데 그 많은 품목들 중 유난히 나의 관심을 끈 곳은 아시리아관이었다.


입구부터 수호신처럼 지키는 있는 사람의 머리를 한 라마수상이 놀라웠다. 보통 라마수상은 이집트의 스핑크스처럼 왕의 궁전을 보호하며 출입구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 한다.    


라마수 네이버 사진과 박물관 사진


사람 머리의 지혜와 소 몸통의 힘, 그리고 사자다리의 용맹함과 독수리 날개의 신성함으로 완벽한 조합이다. 이 조합은 성경에서도 거론되는데 4 방면으로 지혜와 힘, 용맹함과 신성성을 상징한다.      

고대 유대인은 아시리아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해서 성경 에스겔서를 보면 인간, 사자, 독수리, 황소가 혼합된 존재가 등장 한다. 신약에 와서는 사자, 황소, 사람, 독수리 각각 마태, 마가, 누가, 요한 4 복음서의 상징으로도 여기게 되었다.          


성경에서는 주로 이스라엘의 침략국으로만 알려진 아시리아 이야기들이 박물관 벽에 가득한 걸 보면서 우리가 안다는 것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특히나 관심이 꽂혀서 본 조각은 기원전 아시리아 벽화로 7~8개의 부조로 나란히 있는 것이었다. 작은 바케스? 와 솔방울모양을 들고 있는 모습인데 보는 순간 헉 이것은 뭘까? 싶었다.

우리 뇌에는 솔방울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 있는데 이는 송과체다. 이 송과체가 활성화되면 우리 뇌가 활성화되어 뇌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다.      


손에 솔방울모양과 작은 가방을 들고 있다(물이나 음료통일수도 있다함) 독수리 머리와 날개는 신성을 의미하니 제사장 신분을 상징할 수 있다
독수리날개와 장신구들을 보면 이들은 제사장 신분이었을 거 같다. 팔찌와 손에 든 방울같은 것이 특이하다(우리나라 무속인도 방울을 사용한다)
중간에 있는 나무는 성경의 생명나무를 연상시킨다


사실 우리는 전체 뇌용량의 5%도 안 되게 적게 사용하고 있고 12가닥인 DNA도 겨우 2가닥만 작동한다.

그러니 이는 인간들에게 생명나무 외에 선악과(Tree of Konowledge)를 금지시킨 성경구절과도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나의 뇌피셜이기도 하다.

암튼 이 부조에서는 제사장 같은 사람이 솔방울과 음료를 담는 작은 가방?을 들고 생명나무를 연상시키는 나무 옆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은 왜 누구? 어떤 손에 의해 무슨 이유로 이렇게 뇌 기능이나 다른 능력에 한계를 갖게 된 걸까?

대영박물관에 즐비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모습, 인간보다 능력이 월등한 존재인 그들은 과연 누구이며 우리에게 그들은 어떤 존재인 걸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나는 그 후 바티칸 박물관 뜰에서 4미터 높이의 거대한 솔방울 모양을 다시 보며 또 한번 솔방울과 송과체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내 작은 머리로는 풀 수 없는 의문이었다.      


https://brunch.co.kr/@c3e689f797bd432/84


고대 아시리아는 기원전에 철기문명의 히타이트를 물리쳐서 세운 강성한 나라다. 훗날 북부 메소포타미아 전체와 이집트, 지금의 터키까지를 지배한 대 제국으로 성장하였다.

송과체의 비밀은 풀지 못했으나 암튼 박물관에 전시된 3,000여 년 전 부조에 그려진 그림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장신구가 21세기의 우리가 봐도 세련된 디자인이다. 팔찌와 귀걸이, 작은 물통, 샌들 등이 오늘날 사람들이 만든 제품과도 유사할 정도다.     





대영박물관은 한 개인이 수집한 유물을 국가에 기증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개인의 소장품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면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대영제국이 약탈한 유물에 대한 보상차원 이라고도 한다. 어떤 이유로든 인류 공통 유산인 문화재니 무료관람이 더 합당하다 본다.      

800백만 소장품 중 1% 인 8만점만 전시하고도 세계 최대 박물관으로 여겨지는 대영 박물관을 관람하며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과 공간의 여행이었다.          


런던은 대형화재로 도시의 대부분이 소실되었던 적이 있고 특히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폭격으로 많은 건물들이 유실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유물들이 잘 보존되었기에 세계 3대 박물관 중에서도 이곳 British Musieum 이 규모가 가장 크다니 한번은 가 볼만 하.               





☆ 김별 작가의 연재 브런치북


 월~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     

화, 토 ~ 지구별 여행기     

수, 금 ~하늘바람시와 별의 노래

목~ 마이 버킷리스트

토, 일~ 마이 브런치 다이어리

일~ 짧은 글속 깊은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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