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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May 15. 2024

행복 4계명

행복이 어려운 건가요?



하던 바쁜 일을 겨우 마무리하고 이제 한 숨 좀 돌리려는데 목감기가 뒷목을 잡는다. 사오십대는 감기를 몰랐다. 나는 바빠서 아플 여가도 없다는 말을 하며 살았다.


지난 번 감기는 거의 한 달 넘게 오한 진땀 나른함으로 힘들어 하다가 이비인후과 약 먹고 낳았다. 이번엔 목이 칼칼하고 아픈데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약국도 병원도 문 닫았으니 그냥 집에 있는 걸로 대충 물 달여 먹고 있다.      


함께 시 필사하는 분이 얼마 전 시집을 내셨기에 그분 시를 오늘은 좋아서 가족톡방에도 넣어주고 이 곳에도 공유한다. 시가 꼭 복잡하고 어려워야만 좋은 시 던가?  나는 쉽게 와 닿으면서도 깊이 공감되는 시를 좋아한다. 나도 그런 시를 쓰고 싶은데 그러려면 그런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깊이있는 단순함을 지닌 사람.     


아침으로 애들처럼 밥 만 소고기국을 한 그릇 들고 모니터 앞에 앉았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읽으면서 먹었다. 남편은 시골집으로 일하러 가고 나는 몇 주째 바쁘고 아파서 못 가고 있다. 내가 뜯은 지리산 고사리와 콩나물, 시금치로 나물을 해 남편 손에 들려 보내고 남은 고사리를 국밥에 넣어 먹었다. 부들부들하니 부드럽고 맛있다.      


먹다가 옷에 떨어진 밥알인 줄 알고 입에 넣었더니 순간 이상했다. 밥이 아니라 얼굴에 바르던 로션이 떨어진 거 였다. 놀라서 다시 입을 헹구고 와서 마저 먹었다. 눈이 급격히 침침해지는 것을 노안이라 하겠지만 당뇨약을 먹고 있으니 좀 걱정이긴 하다. 그래서 책도 읽을 수 있을 때 읽고 글도 쓸 수 있을 때 쓰자 싶다. 나중에는 오디오 북으로 들으면 될 것이고.      





행복 사계명은 간단하다. 우리들이 하는 걱정의 95%는 다 쓸데없는 것이고 불필요한 것이니 그냥 도운 워리 저스트 비 해피 하면 된다. 그리고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만 살면 되는데 말처럼 쉽진 않다.      


지금 이 순간을 다른 말로 하면 신성(神性) 이다. 우주(宇宙)란 말은 시.공간이다. 영원이란 말은 그 시간과 공간이 무한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 우리의 시간은 선형적으로 과거-현재-미래로 일 직선상에 있다면 신의 시간은 그렇지가 않고 원과 같다. 시작이 끝이요 끝이 시작인 원의 개념이다. 불교적 동양사상으로 무한 순환을 떠올리면 된다.    

  

서양의 시간 개념으로는 크로노스(Kronos)와 카이로스(Kairos)가 있다. 크로노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물리적 시간으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객관적 시간을 의미한다.  카이로스는 주관적이며 의미 있는 시간을 뜻하는데 신의 시간은 카이로스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현상적인 것 보다 본질에 더 근접하는 사고를 하는 사람일 것이다. 외적인 소유보다 내적인 존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함께 맛있는 것 먹기, 그래서 밥 한번 같이 먹자는 말을 한다. 그리고 자녀들이 오는 날은 먼저  맛있는 거 뭐 먹을까?부터 궁리한다. 같이  밥 먹기 싫은 사람도 있다. 맛있는 거 먹고 웃는 시간이 젤 무념무상 행복하다. 그래서 모여서 맛있는 거 먹으며 즐겁게 크게 웃으면 수명도 연장된다     


오늘 행복 사계명으로 혼자든 여럿이든 맛있는 거 먹고 크게 웃으시길~!      


그게 부처님의 뜻일 지도 모른다. 붓다가 깨달음을 찾아 6년의 고행 끝에 뼈에  살 거죽만 남았다. 그리고 마침내 우유죽을 드시고 기운차려 설법을 시작하셨다.


삼년 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마지막 하신 말씀도 맛있는 거 있으면 뭐든 많이 먹어라 였다. 그 때 이후 나도  어머니 말씀따라 먹는 거 더 중시하기도 하지만 벌써부터 크게 먹고 싶은 게 없고 정작 먹고싶은 음식도 당수치로 제한받는다. 


그러니 우리가 함께 맛있는 거 나누고 웃고 살 날도 그리 길지 않다.



지난 달 시골집 마당에 피었던 모란꽃과 4월에 피었던 동백, 이제는 뚝! 떨어져 어디로가 숨었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초파일이다.

붓다 부처란 뜻도 스승님 , 그래서 티벳어로는 라마라 하고

바다란 뜻으로 달라이를 붙여 바다처럼 큰 영혼의 스님을 달라이 라마라 한다.

우리는 스승님을 줄여서 스님이라 하니 오늘은 두 날이 다 겹친 날로 그 의미가 깊다.

살면서 자등명 법등명으로 우리 길을 밝혀주는 모든 빛과 스승님들께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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