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소를 가면 나는 맨 먼저 그 지역 박물관을 가 보는 걸 추천하고 그리 하는 편이다.
지역 박물관을 가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빨리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평일이라 더욱 한산한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표소로 갔다. 입장료가 8천 원이라 살짝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온양 민속박물관은 대한민국 아동도서 전문출판사인 계몽사를 운영하신 구정 김원대 선생이 1978년 설립하였다. 한 개인의 힘으로 이렇게 문화적 유산을 수집해서 후대를 위해 물려주신 것에 대해 감사했다. 평소 고가의 미술품보다는 생활의 바탕이 되는 민속유물을 주로 수집했던 결과라 한다.
문화란 한 마디로 의식주다.
그래서 박물관에는 옷과 밥과 집에 관한 소장품이 무려 만점이나 전시되어 있다.
한 공간에서 지난 시절 한국인의 삶과 일터에 대한 총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제1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이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인의 일생
“사람은 태어나 어른이 되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시간이 흐르면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일생의 중요한 순간을 축복하고, 나쁜 기운을 막고자 의례를 치렀다. 남자는 20세에 관례를, 여자는 15세에 계례를 치러 어른으로 인정받았고, 혼례를 치러 가족을 구성하였다. 죽음에 따른 가족의 슬픔은 삼년상이라는 상례를 치르며 극복하고, 돌아가신 조상의 제사를 지냄으로써 자손의 안녕을 빌었다.”
돌상부터 혼례, 장례, 제례에 관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교육적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한국인의 삶과 일터에서 각종 농기구랑 고기 잡는 배까지 전시되어 있다. 좀 인상 깊었던 전시물은 조개로 만든 가구는 보았지만 ‘쇠뿔’을 펴서 만든 장식장이었다. 그 단단한 쇠뿔을 반듯하게 평면으로 펴서 조각으로 이어 붙였다.
옷도 오방색으로 만든 비단장옷, 궁중옷, 무녀옷 그리고 팬티 같은 속옷도 볼 수 있었다. 음식은 밥, 면, 김치 종류별로 교자상, 주안상등 그리고 각 지방별 향토음식으로도 전시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박물관을 차근히 둘러보려면 1시간 30분은 잡아야 할 것이다. 둘러보고 박물관 shop에서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고 탈에 관한 책이 있어 한 권 샀다.
밖으로 나오니 비는 부슬 오는데 건물 입구에 있던 문무관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박물관 바깥 3만 평 정원에는 7~800년 된 비석들과 석조여래상, 고인돌등도 배치되어 있어서 둘러보며 걷기에 좋았다. 굳이 박물관 실내를 보지 않더라도 밖의 카페와 초록 정원은 좋은 산책 나들이 코스가 될 것 같았다.
너와집, 정각 등 편안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외부공간도 있어서 역사, 문화, 교육을 위해서 온양민속박물관은 한 번쯤 와 볼만하다고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