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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Jul 13. 2023

상림 산책

비 온 뒤 연꽃밭~*


내가 귀촌해서 집을 지은 곳은 행정 소재지로는 읍이지만 실재 읍내와는 11킬로 떨어져 있다. 그러니 웬만해선 잘 안 나가고 나갈 때는 서너 가지 볼 일을 모아서 나간다. 며칠간 게릴라성 폭우가 예상된다 하여 오전에 나갔다. 나가니 병원은 나이 드신 의사 선생님 휴가라 해서 옆에 약국에 문의하니 며칠 분 약은 그냥 주신다~


두 번째 볼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왕창 빌린다, 기간도 미리 연장해서 21일로. 예로부터 삼 칠일 21일이면 뭔가 일어나고 될 일은 된다고 본다 했다. 3 주간이 사실 한 달 못지않게 중요한 단위라 본다. 물론 책은 최대 연장해서 미리 빌려둬야 맘 편히 읽을 수 있으니 그리하는 거고


천 년의 숲 상림공원에 주차를 하고 시원한 냉면을 먹었다. 해외여행 때 밥은 안 고파도 시원한 냉면을 먹고 싶었는데 먹고 나니 좀 해갈이 되었다. 비가 안 오는 틈을 타서 게릴라성 걷기, 기왕이면 맨발 걷기도 하고 콩고물이 들어간 팥빙수를 먹고 돌아왔다. 팥과 콩가루의 조합, 먹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한국사람에게 어울리는 조합이라 신박하게 여겨진다.  


상림공원에 올해도 연꽃은 이쁘게 잘 피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연꽃밭을 보고 신기했던 기억, 벌써 십 년 전 일이다.  그리고 몇 년을 보고 나니 심드렁했는데 오늘은 비 온 뒤라 그런 지 오랜만에 봐서 그런 지 싱그럽고 좋았다. 다시  물방울 튕기기 놀이도 하고.


Lotus 연꽃은 여러 문화에서 귀히 여기는 꽃이다.


*연꽃의 10가지 덕 중 좋아하는 거


①이제염오(離諸染汚)=진흙탕에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②불여 악구(不與惡俱)=연꽃잎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 물방울이 떨어진 자리에도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

③계향충만(戒香充滿)=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가 사라지고 향기가 난다.

④본체청정(本體淸淨)=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⑥유연불삽(柔軟不澁)=연곷의 즐기는 부드럽고 유연하다. 그래서 좀처럼 바람이나 충격에 부러지지 않는다.

⑩생이유상(生已有想)=연꽃은 날 때부터 넓은 잎과 긴 대에 꽃이 피지 않아도 연꽃임을 알 수 있다.



냉면이 양도 맛도 적당하니 다 좋았다

  비 온 뒤 물방울도 백련도 청아하다

            

    고운 최치원 천 년의 숲에 감사한다

비 온 뒤 나무둥치가 더 짙은 색갈이다. 사슴은 조형물이다 ㅎㅎ


            콩고물 팥빙수

나는 복습형 인간인가? 늘 여행 갔다 와서 책을 찾아본다. 가기 전에는 안 궁금해서 기본적 정보조차 잘 찾아보지 않고 무조건 가서 느낌대로 느끼고 오는 편이다. (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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