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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Nov 30. 2024

쑤조우(苏州 소주)여행

하늘엔 천당 땅에는 소주

 

과장이 심한 중국인이라지만 이런 표현이 있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


그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인데

상해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30분이면 되는 가까운 곳이니

당연히 상해 여행 4일차 소주를 갔다.     


하루 일정이니 그냥 졸정원, 사자림, 핑장루 등 고전적인 중국을 느낄 수 있는 곳만 가려했고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니 정말 엄청스리 넓은 역과 인파에 역쉬 중국은 사이즈라 놀라며 여권과 짐 심사를 마치고 기차를 탔다.     


졸정원은 중국 정원문화의 진수라는 평을 받는데 정원 크기로 우리와 차이가 나서 놀라고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일본정원에 비하면 자연스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명나라때 어사를 지낸 관리가 낙향해 절이 있던 곳에 조성했다는데 ‘졸정(拙政)’이라는 명칭은 ‘정치에 실패한 자의 정원’이란 뜻으로 일부러 낮추어 지은 이름이다. 크고 아름다운 정원이 황제의 노여움을 사지 않기 위함이었으리라     


정원은 동부·중부·서부의 3부분으로 나뉘며, 호수가 전체 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간간히 안개를 피워대는 연출로 뭔가 신비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양자강과 황하를 잇는 대운하가 7세기에 건설되었고 그 종착점인 쑤저우는 온갖 물산이 집산해 중국의 경제 허브가 되니 운하 곳곳에 다리를 건설해 ‘물의 고장 수향(水鄕)’을 조성했고, 호수와 정원의 도시가 형성되었다.

그러니 은퇴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조성한 주택 부속 정원, 즉 개인정원이 한때 170여 곳에 달했다 하는데 현존하는 60여 곳 가운데 9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은행나무가 근처 없는 것으로 봐서 은행잎을 갖다 부어서 연출한 듯 ㅋㅎ
연못의 낙옆을 배를 타고 건져내주는 모습




사자림은 정원 안에 사자와 비슷하게 생긴 기암괴석이 있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원래는 선사(禪寺)였으나 명·청 시대를 거치면서 개인 저택으로 사용되었다가, 1917년 상인이 폐허가 된 이곳을 매입하여 재건하여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구불구불한 동굴과 돌길은 우회하면서 기복이 많고, 곳곳에 있는 석조 봉우리의 형태는 사자가 살아서 움직이는 듯 바위 기운이 생동한다.      


나는 여행 중 아무리 바쁜 일정이어도 잠시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즐긴다. 파란 하늘과 바다를 품은 지중해의 섬 산토리니에서도 에게해를 바라보며커피를 마셨듯이... 사자림 정원 이층카페에서 가베를 한 잔 하며 창 밖으로 풍경과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잠시 졸았다 하하        



사자림 이층카페에서 가베를 마시고 한 숨 잤다
중국식 거실의 분재작품은 우리나라의 정교함에 비해 못 미친다
물 위의 안개는 연출인데 그래도 비도 오고 느낌상 좋았다 ㅎㅎ
사자림은 바위가 절반이상이다

  



점심과 저녁으로 두 번 다 게살소스와 함께 나오는 게살 국수와 밥을 비벼 먹었다. 저녁에는 핑장루 운하에서 털게도 나오는 식당에 가 제철 음식이자 상해 별미이기도 한 게살을 다시 맛 보았다. 역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디저트처럼 나오는 연두부 같은 것에 얹혀있는 달달한 찰떡도 맛있었다.

음식 가격은 우리와 비슷하니 중국 물가로 결코 싸진 않지만 해물 중에서도 게를 좋아하는 나는 소스가 게 내장이 다 들어가서 그런지 제대로 냄새와 풍미가 있었다.     


핑장루 모습


사자림에서 핑장루까지 걸어가는 동안 비도 오고 어두워 오는데 그런데로 낭만이 있었다.

남송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옛 거리, 이번에 중국 영화에서나 보던 옷들이 이리 선녀풍으로 이뻤던가 새삼 느꼈다.

줄 지어선 가게들에 화려하고 이쁜 중국 전통 옷에 눈이 절로 갔고 핑장루에 가니 그런 옷을 입고 마치 우리 경복궁에서처럼 사진사를 대동하고 와서 사진을 찍는 젊은 여성들이 많았다.  

   

게살소스로 국수와 밥을 비벼먹었다
작은 수로옆 핑장루 거리


핑장루는 우리나라 북촌과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현지인들에게도 전통도시로 인기가 있어 보이고 좁은 수로 옆으로 아기자기한 옷, 소품, 가게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물과 밤은 둘 다
오행의 음을 상징한다.
수로를 따라 비까지 내리니
핑장루 밤이
더욱 낭만적으로 여겨졌다.      




#중국여행 # 소주 #쑤조우 #졸정원 #사자림 #핑장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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