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을 뜯어먹으며 배불러했다.

by 한자유
색안경을 끼고 그를 봤다. 작정하고 그를 싫어하려고 했다. 그러나 싫어하려고 하니 좋아지는 이 아이러니.
너와 같은 밥을 먹고 있지만 나는 굶는 것 같았고 너를 보니 배불렀다.
우리는 같은 밥을 먹지 못하고 나는 너의 얼굴을 빵을 뜯듯이 뜯어먹었다.




”그럼 뭐 먹을래요? “


밥을 먹기 위해 나는 밖으로 나가자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은근히 그의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냥 말 편하게 놔 우리 동갑이래잖아”


아무렇지도 않게 나랑 밥 먹자고 하더니 호칭까지 멋대로 정해버린다. 이런 상황이 싫다 그러나 피할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을 일부러 만드는 건지 난 그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찌 됐든 나는 티를 내서는 안된다. 절대 을이 되고 싶지 않다.




내가 음식을 남기자 그는 뷔페에서 음식을 골라 자리에서 먹듯이 내가 남긴 것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술술 먹는 저 오밀조밀한 입술 난 맛있는 지도 모르겠는데 저리 잘 먹는 모습을 보지만 난 배고팠다. 너의 얼굴을 보니 난 배불렀고 너의 얼굴을 빵을 집어 뜯듯 뜯어먹었다.


그는 뭐든지 다 쉬워 보였다. 말을 걸고 밥을 먹는 것도 그에게는 어려운 것이라고는 없어 보였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우리는 빠른 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기에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우리는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우리 동네에서 꽤나 산다고 하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나는 빌라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스파게티를 굉장히 잘 만든다고 했다. 오늘 식당에서 먹은 스파게티보다 그가 해 준 요리가 나는 너무 먹고 싶었다.


“다음에 스파게티 해줘”


“너네 집에서? “


“응”


다행이다. 그와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니 지루한 나날들에 기분 좋은 꽃 향기가 날리는 것 만 같았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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