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외모다. 말 한마디 없이 모든 걸 괜찮게 만들어버린다. 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나는 마음을 뺏기기만 하고 그는 손쉽게 내 마음을 차지하고
빗방울을 피할 수 없듯이 그를 사랑하는 걸 피할 수 없었다.
폭풍이 오기 전은 언제나 고요하다 마치 준비가 되어있다는 듯이 갑작스레 자연재해를 일으키기도 하다. 그나마 자연이기에 넘어갔다. 그래 자연재해니깐 누가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 세상의 대단한 권력도 파도 한 번이면 사라지니 썩 괜찮은 일이다.
힘들다 한들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하며 모르는 이가 남긴 말에 위로받고 아는 이가 남긴 말에 상처받고 그렇게 사는 것이다. 그렇게 10대를 자유로우면서도 폭풍 같은 언덕을 굽이굽이 걸어왔다.
그렇게 비가 그칠 듯 말 듯 여전한 인생길을 걸었다.
우연히 찾은 교회 오랜만에 참석해 본다. 왜냐고 말한다면 위험한 이야기는 신에게 하는 게 좋다. 사람을 만나서 말한 듯 오히려 폭풍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안녕“
모르는 이가 내게 물었다.
교회 의자에 앉아서 날 바라보는 청년의 남자 딱 봐도 20대 초반인 나의 또래처럼 보였다. 굉장히 큰 눈과 날렵하고 선명한 턱선 그리고 시원하게 타고 내려오는 그의 코 반반하다는 말을 넘어서 계속 보고 싶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초면에 반말이 뭔가, 예의는 예수한테 줘 버린 건지 어이가 없다.
“네 안녕하세요”
“지연아 오랜만이야 여기는 해외에 있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온 친구야”
옆에 불쑥 이 나오는 교회 지인 따로 사석에서는 만나지는 않지만 교회에 오면 누구보다도 친해진다. 웃기는 일이다. 교회가 아니라면 따로 만날 일이 없다니 내 문제인지 아님 다들 그러는 건지
“아 그래요?”
짜증 난다. 저 얼굴 말고 다른 얼굴로 반말로 찍찍거렸다면 속으로 욕 한 번이라도 했을 텐데 심하게 맘에 든다 얼굴이
“지연이 너랑 동갑이야 안 그래도 우리 교회에는 동갑이 없는데 같이 잘 지내봐”
“네”
“그래 지연아 나는 노성헌이야 점심은 먹었어?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어 가자”
“그래 그럼 둘이서 잘 다녀와”
초면에 보는 사람과는 밥을 먹기 싫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심하게 잘생겼다. 아닌척하지만 그는 좀 쭈뼛거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 모습도 괜찮아 보일 지경이었다. 망했다.. 나는 한번 사람이 맘에 들면 필히 티가 난다. 그럼 꼼짝없이 을이 되어버리는 건데 이래도 되는 건가 싶다. 일단 밥이라도 먹어보자 그리고 밥 먹을 때의 그의 매너를 보는 거다 조금이라도 입맛 떨어지게 해 봐라 내가 바로 정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