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아싸의 지름길, 불평하고, 자책하고, 푸념하며, 징징거리기.
슬픔이를 불편하게 여긴 이유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처음으로 '슬픔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불편한 감정을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슬픔이는 계속해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걱정하고, 자책하며 기쁨이(명랑하고 밝은 주인공)의 에너지를 쪽쪽 빨아먹는다. 물론 영화의 주된 메시지가 인생에는 슬픔도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긴 하나, 끊임없이 불평하거나 자책하고, 푸념하는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들 곁에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지칠 때가 있지만,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끝없이 징징거린다면, 결국 주변 사람들과 자꾸만 멀어지게 될 것이다. 징징거림을 견뎌주기에는, 이미 다른 사람의 일상에도 스트레스가 과한 세상이니.
징징이에도 종류가 있다.
"나 너무 힘들어." "나 좀 도와줘."와 같은 말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동정심을 유발해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며,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내적 힘이 부족해, 타인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진짜 최악이다." "저 사람 왜 저래?"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우리 회사(학교 등) 개판이야."
대체로 격앙되어 있으며, 벌어진 일들 중 부정적인 부분들에 집중한다. 특히 같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듣는 사람에게 엄청난 피로감을 준다. 타인, 또는 세상에 대한 비평가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의 책임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난 최악이야." "난 아무것도 못해"
자신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깎아내리는 유형이다. 자기 비하를 끊임없이 하게 되면, 위로해 주려던 상대방도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아무래도 내가 징징이인 것 같다면?
부정적인 감정을 가감 없이 표출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도 부정적이게 된다. 부정적인 말투는 전염성이 있다. 듣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피로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또는 회사에서 팀 내의 분위기도 흐려지기 마련이다. 징징거림을 멈추고 더 나은 소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3가지가 중요하다.
특히 '의존형' 징징이라면,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져야 함을 뼛속까지 느낄 필요가 있다. 내 인생의 구원자, 백마 탄 왕자님 같은 것은 (특히 회사라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성인으로서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질 의무가 있음을 다시 한번 인식하자. 타인에게 징징거리면서 낭비할 시간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해결 방법이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시도를 해보는 과정 속에서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인다. 작은 성공 경험들로 탑을 쌓아서, 점차 자기 효능감을 키워나가는 것이 좋다. 목표를 최대한 작고 소박하게 규정하며(살 10kg 빼기-> 아침에 눈 뜨면 운동화 신기, 책 10권 읽기-> 책 표지 넘기기) 소박하지만 중요한 성취감들을 경험해나가야 한다. 집 밖에 나가기가 너무 싫었던 날이라도 막상 집 밖으로 한 걸음 나온 순간 장도 보고, 산책도 하게 되는 것처럼 조그마한 목표들을 쌓아나가다 보면 징징이에서 차차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불평하는 징징이'라면, 내가 이미 인생에서 가지고 있는 많은 감사한 것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상담가 박상미 씨는, 매일 감사한 것들을 10가지씩 써보는 것을 권한다. 나 또한 불평이 늘어간다는 느낌을 받으면 일상 속에서 감사한 것들을 찾으려 노력한다. 유튜브에서 감사명상을 찾아들으며 산책하기도 하고, 휴대폰 메모장 또는 노트에 익숙해서 소중함을 몰랐지만 고마운 것들을 적어두기도 한다. 수험생 시절, 정말 견디기 힘든 시험들이 눈앞에 즐비하게 놓여 있을 때 매일 차 안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기도 했다. 어떤 방법이든, 이미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평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여전히 나에게도 가끔 불평하는 징징이가 찾아오지만, 최대한 감사할 일들을 찾는 연습을 하다 보니 점차 더 빠르게 떠나가는 느낌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연습하면 징징대는 말투도 자연스레 사라진다. 모두가 장원영처럼 '럭키비키' 마인드를 장착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 즉 자기 대화는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나는 항상 실패해."라고 말하기보다, "이번에는 아쉽게 됐지만, 다음에 더 잘하자."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망했다."보다는 "아쉽다."가, "최악이다."보다는 "이 정도면 다행이다."라는 말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징징거림을 멈추고 더 나은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들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힘이 좀 나는 것 같아. 고마워."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고마워." 이미 징징거렸다면, 들어준 상대방에 대한 감사표현을 하는 것만은 잊지 말자. 당신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듣기 괴로운 이야기들을 긴 시간 들어준 것이다. 때문에, 조금의 감사표현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징징거리지 않을 수는 없다. 언제든 힘든 일들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의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다. 그러나, 자꾸만 나의 대나무숲들이 멀어져 가는 것 같다면,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리려 노력하면서 상대에게는 감사함을 표현해 보자. 관계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